사회 사회일반

[현장르포] 활짝 핀 벚꽃길 '쓰레기 몸살'… 텐트 설치 규정도 유명무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10 16:41

수정 2019.04.10 16:41

봄꽃축제 열리는 서울 여의도공원
상춘객 몰린 자리 곳곳에는 여지없이 쓰레기 쌓여 있어
잔디 깔린 강변에선 술자리 '음주청정지역' 지정 필요
여의도 봄꽃축제가 한창인 지난 8일 오후 서울 영등포 여의도공원 길가에는 쓰레기가 쌓여있다. 사진=이진혁 기자
여의도 봄꽃축제가 한창인 지난 8일 오후 서울 영등포 여의도공원 길가에는 쓰레기가 쌓여있다. 사진=이진혁 기자

"여기 쓰레기통 아닌가요?"

지난 8일 저녁 봄꽃축제가 열리는 서울 여의도공원. 한 커플이 쓰레기가 쌓여있는 한 모퉁이에 캔맥주와 치킨 상자를 버렸다. 그러나 이곳은 쓰레기통이 아니었다. 단지 캔을 모아 파는 분리수거 업자가 모아둔 쓰레기 더비였다. 분리수거업자인 김모씨는 "사람들이 쓰레기통인 줄 알고 계속 버리고 있어 내가 정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벚꽃 만개, 쓰레기 만개

벚꽃이 만개했지만 인파가 몰린 자리는 여지없이 쓰레기가 쌓였다.
봄꽃축제 현장은 꽃구경을 온 사람들로 붐볐지만 벚꽃길은 시민들이 버린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관할 지자체에서는 상황실을 설치하는 등 쓰레기와의 전쟁을 선포했으나 녹록지 않은 게 현실이다.

10일 일선 지자체 등에 따르면 영등포구는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제15회 영등포 여의도 봄꽃축제를 진행하고 있다. 봄꽃축제는 지난해 500만명의 방문객이 찾아와 전국 최대규모의 지역축제로 자리매김했다.

평일 오후인데도 불구하고 벚꽃이 만개한 여의나루 일대에는 상춘객들로 북적였다. 지나가는 인파 사이로 상인들이 전단지를 배포하고 있어 바닥에는 발자국이 남은 전단지로 가득했다.

잔디가 깔린 강변 주변 상황은 더 심각했다. 삼삼오오 모인 시민들은 술자리를 벌였고 이를 치우지 않고 사라졌다.

한 시민은 "공원 근처에 쓰레기통이 보이지 않아 쓰레기를 버리기 번잡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강과 인접한 흙언덕에는 먹다 남은 치킨 조각과 전단지, 페트병 쓰레기가 가득했다.

■규정도 무색, 조항 유명무실

한강공원 내의 텐트 규정도 무색했다. 공원 내 텐트를 설치하려면 4면 중 2면을 개방해야 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았다. 밤 9시(하절기) 이후에는 텐트 설치가 금지된 조항도 유명무실했다. 서울시 조례에 따라 과태료 100만원을 매길 수 있지만 잘 이뤄지지 않아 보였다.

영등포구는 축제기간 동안 청소 상황실을 운영하고 있다. 총 544명의 공무원, 환경미화원 등이 살수차를 동원한 물청소와 청소 순찰반을 운영하고 있다.

구청 관계자는 "10명으로 구성된 순찰반과 3인으로 구성된 기동반 등을 구성해 상시적으로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며 "가로경관과에 신고된 합법 전단지 외의 불법 전단지에 대해 상시 단속 중"이라고 말했다.


매년 축제 시즌마다 쓰레기 투기 문제가 심각해지자 일부 시민들은 서울시가 지난 2016년 발표한 '서울특별시 건전한 음주문화 조성에 관한 조례안'에 한강공원을 포함시켜 달라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현재까지는 서울숲, 남산공원, 월드컵공원 같은 서울시 직영공원 22개가 '음주청정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아직 한강공원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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