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황사, 미세먼지로 인해 집에서 운동하는 '홈트족'이 늘고 있다. 홈트는 홈 트레이닝(Home Training)의 줄임말로 말 그대로 집에서 동영상을 보면서 운동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내운동은 비교적 좁은 공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사전에 충분한 준비를 하지 않거나 서두르면서 운동하면 허리와 무릎 등에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바른세상병원 소상연 원장은 18일 "좋은 운동이라도 자신의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며 "운동을 선택하기 전에는 반드시 자신의 관절이나 허리 상태를 점검 받고 운동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운동기구와 운동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요가, 자세 교정·유연성 길러줘… 요통 환자, 전굴자세 등 허리에 무리 가는 자세 삼가야
요가는 불균형적인 자세를 바로 잡고 몸을 유연하게 해 주는 좋은 운동이다. 요가 중 무릎을 꿇고 엎드려서 척추를 위 아래로 움직이는 고양이 자세는 허리 근육 강화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평소 허리가 좋지 않은 경우 요가의 대표 자세 중 평소 익숙하지 않은 전굴 자세(앞으로 숙이기)와 후굴 자세(뒤로 젖히기), 쟁기자세(바로 누워 하반신을 들어 목 뒤로 넘기기), 활 자세(엎드려 양팔을 뒤로 뻗어 두 다리를 잡아 몸을 활처럼 휘게 하는 자세) 등은 허리 근육에 무리가 갈 수 있다. 평소 요통이 있거나 디스크 질환이 있는 경우 허리를 반복적으로 굽히거나 꺾는 운동 자세는 오히려 허리에 무리를 줄 수 있어 삼가야 한다.
커버댄스, 다양한 동작… 무리하면 염좌 발생, 시작 전 충분한 스트레칭 필요
자신이 춤추는 모습을 촬영하면 연예인이 옆에서 함께 춤추는 것처럼 보이는 기능의 앱이 등장할 정도로 아이돌 커버댄스가 인기다. 그러나 다양한 동작을 하다 보면 발목과 허리 염좌 같은 가벼운 부상에서부터 인대가 늘어나거나 근육이 손상되는 다양한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충분한 스트레칭 없이 특정 관절 부위를 과도하게 사용하다 보면 근육과 인대가 늘어나면서 흔히 삔다고 표현하는 염좌가 발생한다. 골반 움직임이 많은 동작은 허리 염좌, 댄스 스텝은 순간 발목 조절이 잘못되면 발목 염좌가 일어나기 쉽다. 또 잦은 연습으로 건에 염증이 생기는 건염이 발생할 수도 있다. 염증이 생긴 건 주변이 붓고, 누르면 통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여성의 경우 간혹 하이힐을 신고 댄스를 하다 발목 부상을 입는 경우가 많아 더 주의가 필요하다.
윗몸 일으키기, 복부 근육 강화에 도움되지만… 척추관협착증 등 평소 허리 안좋다면 피해야
윗몸 일으키기는 대표적인 실내 운동으로 많은 이들이 즐겨 하는 복근 운동이다. 이 운동은 복부 근육 강화에는 효과가 있지만 허리 근육 강화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척추관 내 압력을 높여 디스크가 악화되거나 척추관 신경을 자극해 허리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이 있는 경우라면 윗몸 일으키기는 피해야 하는 운동이다. 평소 허리통증이 없던 사람이라도 해당 운동 중 통증이 느껴진다면 바로 중단하는 것이 좋다.
사이클링, 관절염 환자에 적합… 시작 전 10~15분 허벅지 스트레칭 하면 부상방지에 도움
사이클링은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으로 근력과 근지구력을 향상시켜준다. 앉아서 하는 운동이므로 발목과 무릎 등에 체중이 실리지 않아 관절염 환자에게 적합하다. 안장 높이는 페달에 발을 올린 상태에서 무릎이 30도 정도 굽힐 수 있도록 조절하는 것이 좋고, 운동 시작 전 10~15분 정도 허벅지 안쪽과 바깥쪽을 스트레칭 해주면 부상 방지에 도움이 된다. 또 런닝머신은 가볍게 걷기 정도로 하는 것이 좋다. 남성들이 헬스장에서 즐겨하는 운동 중 대표적인 것이 스쿼트와 역기 들기인데, 디스크 환자라면 반드시 피해야 할 운동이다. 또 무릎에도 큰 하중이 실려 통증이 심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계단 마라톤, 근육 골고루 발달시켜주는 전신운동… 무리하면 햄스트링 부상
계단 마라톤은 근육을 골고루 발달시켜주는 전신 운동이다. 근육의 자극을 통해서 뼈도 튼튼하게 단련시켜 주고, 심혈관과 호흡능력도 발달시켜줄 수 있다. 다만 평소 다리 근육을 잘 사용하지 않던 사람은 갑자기 정강이 안쪽을 따라 심한 통증을 느끼거나 쉽게 종아리 피로를 경험하게 된다. 또 과하게 속도를 내고 무리하게 계단을 오르다 햄스트링 부상을 입을 수 있다.
인천힘찬병원 이상협 원장(정형외과 전문의)는 "허벅지 뒤쪽 근육의 부상을 햄스트링 상해로 통칭하는데 근육의 유연성 부족과 갑작스러운 과부하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햄스트링 손상은 계단을 두세 칸씩 무리해서 오르면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힘을 내려고 근육을 과도하게 움직이다 발생하기 쉽다. 예방하려면 준비운동을 충분히 해주고 적정 속도로 올라가도록 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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