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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반대파 진압 '칼' 빼들까...'패스트트랙' 관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21 16:28

수정 2019.04.21 16:28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박주선 의원, 유승민 의원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이날 박주선 의원은 의총 도중 보도진에게 '제3지대 빅텐트를 민주평화당과 해야하며 손대표도 공감했다'고 말했다. 2019.4.18 cityboy@yna.co.kr /사진=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박주선 의원, 유승민 의원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이날 박주선 의원은 의총 도중 보도진에게 '제3지대 빅텐트를 민주평화당과 해야하며 손대표도 공감했다'고 말했다. 2019.4.18 cityboy@yna.co.kr /사진=연합뉴스
바른미래당 내부에서 손학규 대표 퇴진 주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손 대표가 반대파를 진압하기 위한 '칼'을 빼들 것으로 보인다.

일부 최고위원들이 당무를 보이콧하는 문제와 관련해 대표 직권으로 지명직 최고위원을 임명, 당을 정상화시키는 방식이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손 대표는 이르면 오는 22일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을 선임해 당무를 정상화할 것으로 보인다.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이 지난 4·3 재보궐 선거 참패 이후 손 대표의 퇴진을 주장하며 2주 이상 당무를 거부한 데 따른 후속조치 차원이다.

손 대표는 "이번 주말까지 당무에 복귀해달라"고 했지만 해당 최고위원들은 "손 대표가 사퇴해야 복귀한다"고 맞받았다.
손 대표측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당무 정상화를 위해 내일 회의에서 최고위원을 임명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최고위가 정상화될 경우 당무 보이콧 사태는 자연스레 무력화될 것이란 게 손 대표측 입장이다. 다만 이번에 선임될 최고위원의 정치적 중량감이 떨어질 경우 오히려 반대파의 퇴진 주장은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 손 대표도 후보군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른정당계 의원들의 극심한 반발로 논의가 멈춘 패스트트랙도 이번 주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당 지도부가 의원총회를 열어 패스트트랙의 당내 추인을 강행한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의총에서 패스트트랙 추인을 강행하려했으나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양당 간 패스트트랙 관련 중재안을 부정하면서 무산됐다. 이에 김 원내대표는 최근 홍 원내대표와 다시 만나 최종 중재안을 문건화 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당계 한 의원은 "빠르면 22일 민주당과의 합의 문건이 만들어질 것이다. 그럼 의총을 열어 표결 처리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의원 과반수가 찬성할 경우 패스트트랙 처리를 강행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무난하게 당내 추인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유승민 의원 등 바른정당계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는 데다 민주당과의 최종 합의가 불발되는 경우엔 패스트트랙 무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손 대표도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손 대표가 반대파를 제압한 직후 정계개편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 온 만큼 민주평화당과의 본격적 통합 움직임이 이뤄지지 않겠냐는 것이다. 손 대표가 '추석까지 지지율 10%를 달성하지 못하면 사퇴하겠다'고 밝힌 부분도 민평당과의 통합을 염두하고 언급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재 손 대표는 민평당과의 통합에 대해서 부정하고 있지만, 민평당과의 접촉 빈도는 늘고 있다.
손 대표는 전날 민주평화당 임정엽 전북도당위원장 자녀의 결혼식에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정동영 민평당 대표와도 만났다는 전언이다.
박주선, 김동철 등 호남계 의원들도 개별적으로 민평당 의원과 물밑 접촉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바른미래당을 중심으로 한 정계개편 속도가 한층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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