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한류의 발전을 위해선 신규 인재 발굴과 함께 아시아 진출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발간한 ‘2018 한류백서’에 따르면 2017년 영화 수출 총액은 8036만 4209 달러(약 901억 4453만 원)로 전년 대비 무려 32.3% 감소한 수치를 보였다.
이는 완성작 수출액이 2.2% 상승(4160만 7247 달러, 약 466억 6668만 원)했음에도 기술서비스 수출이 50% 이상 감소한 데 기인한다. 때때로 완성작 수출이 주춤하더라도 기술서비스 수출 분야가 든든하게 기틀을 잡아주면서 성장해온 한국영화 수출 가도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범아시아에 영향을 미친 ‘신과함께’ 바람을 유일하게 피한 나라는 중국이었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도입 여파로 불었던 중국의 한한령에 따라, 한국영화는 중국 극장계에 지난 3년간 정식 개봉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에서 막힌 한국영화 수출 판로는 대만과 홍콩에서 열렸다. 범중화권이라 부를 수 있는 대만과 홍콩은 한국영화의 해외 수출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수출 대상국 순위에서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그 가운데 한국영화의 주요 수출국이었던 일본과 중국은 3위와 4위로 내려왔다. 아시아 지역은 한국영화 전체 수출액의 67.1%(2792만 4327 달러, 약 313억 7018만 원)를 차지했으며, 유럽에서의 한국영화 판매도 전년 대비 6.7%(405만 7565달러, 약 46억 979만 원) 증가했다.
2018년의 경우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되었던 ‘버닝’을 제외하고는 국제적인 화제작은 적었지만, 의외로 애니메이션 작품들이 대거 판매되면서 주춤했던 시장을 이끌었다. 스테디셀러인 ‘뽀로로’ 시리즈가 스페인에 판매된 점과 ‘빨간 구두와 일곱 난쟁이’가 구소련 연방과 체코 등지에 판매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라고 통칭되는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업체들의 완성작 구매는 2018년 다소 소강 상태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2017년에 일찌감치 판매되어 당해 연도 서비스를 시작한 ‘염력’, ‘인랑’, ‘신과함께’ 시리즈를 제외하면, ‘마약왕’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구매 작품이 없었다. 특히 한국영화의 시장 가능성 확대에는 아시아에서의 주요 거점 시장인 홍콩 필름마트, 도쿄 티프콤, 스크린싱가포르 등에 적극 참여한 노력이 뒷받침됐다.
한국영화의 가능성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해외 아트하우스 시장에서의 주목이 필요하다. 2018년 아트하우스 부문에서 유일하게 해외의 주목을 받은 영화는 이창동 감독의 ‘버닝’이었다. ‘버닝’의 순제작비는 80억 원으로 이는 해외 영화제에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주요 경쟁부문 작품들의 평균 제작비 수준이다.
예술영화는 저예산, 상업영화는 고예산으로 양극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허리 역할을 감당할 만한 규모의 영화들이 나와야 한다. 국내에서 다양한 포트폴리오가 갖춰져야 해외에서도 지속 가능한 수출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시각특수효과(VFX) 시장 확장 및 다변화 노력이 요구된다.
중국발 VFX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기술 개발과 동시에 신시장을 발굴해야 하고, 시각효과 영역뿐 아니라 사운드, 특수효과, 스턴트 등 다양한 분야의 종합 서비스를 제공해야만 세계적인 눈높이에 맞게 영업을 확장할 수 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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