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유명 창업차들이 잇따라 블록체인 분야에 뛰어들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게임업계에서 경력을 쌓은 뒤 블록체인 분야에서 두번째 도전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특히 블록체인 게임이 아닌 제품 유통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다거나, 웹툰이나 영상 등 콘텐츠 분야에 뛰어드는 창업자들도 늘어나 주목된다. 게임 내 경제 시스템을 설계했던 경험이 블록체인 분야의 토큰이코노미 설계와 잘 맞아 떨어진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게임업계 출신 창업자들이 블록체인 분야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사례가 확산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은 모노랩스라는 블록체인 기업을 창업한 소태환 대표다. 소태환 대표는 블레이드와 활 등의 게임 서비스로 잘 알려진 네시삼십삼분에서 대표까지 지낸 인물이다.■모노랩스 창업한 소태환 네시삼십삼분 전 대표…블록체인으로 게임 유통
지난해 소 대표는 네시삼십삼분을 나와 모노랩스를 설립했다. 블록체인 게임을 개발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소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제품 유통에 관심을 가졌다. 블록체인 기술의 투명성이 제품 유통과 잘 맞아떨어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화장품 생산 기업인 한국콜마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고, 한국콜마의 제품 정보를 누구나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향후 화장품을 넘어 패션 브랜드, 헬스케어, 식품 브랜드 등으로 블록체인 기술 적용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넥슨과 스마일게이트 등에서 경력을 쌓은 배승익 대표는 블록체인 기반 콘텐츠 프로젝트 ‘픽션’을 주도하고 있다. 배 대표는 게임업계서 경력을 쌓은 뒤 웹툰 플랫폼 배틀엔터테인먼트를 창업했다. 배틀엔터테인먼트는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KTB네트워크 등 업계 유력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픽션의 배승익 대표, 코인루니스 이승호 대표도 게임업계 출신
이후 배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콘텐츠 유통 분야에서 가능성을 보고 ‘픽션’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픽션은 이용자와 콘텐츠 창작자가 직접 협업해 디지털 콘텐츠를 창작하는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다.
‘픽션’ 생태계 안에서 이용자는 웹툰과 같은 디지털 콘텐츠를 구입하고 암호화폐 ‘픽셀’을 통해 결제할 수 있다. 또 좋아하는 작가에게 ‘픽셀’을 투자해 웹툰 등 콘텐츠 제작에 기여할수도 있다. 픽션은 최근 넥슨의 인기게임 ‘던전앤파이터’와 협력해 ‘던전앤파이터’의 2차 창작물 활성화에 나선다고 발표해 업계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인기게임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한 크래프톤의 자회사 펍지에서 일했던 이승호 코인루니스 대표도 게임이 아닌 다른 분야로 블록체인 산업에 뛰어들었다. 이승호 대표의 코인루니스는 블록체인 기반 라이브 방송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누구나 쉽게 영상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하고 여기에서 상품 판매까지 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비전이다.
코인루니스는 이르면 상반기 중으로 라이브 방송을 제작하고 시청할 수 있는 ‘쇼미더라이브’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결제 및 배송 시스템을 구축한 뒤 연내 라이브 방송에서 바로 제품 판매가 이뤄지는 ‘라이브커머스’ 서비스까지 확장할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 내에서 게임머니를 지급하고, 아이템 구매 등으로 게임머니를 회수하는 시스템이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 서비스에서 얘기하는 토큰이코노미 시스템과 상당히 유사하다”며 “게임업계 출신들이 블록체인 서비스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는 경우가 많고, 특히 게임 자체가 블록체인 분야의 킬러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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