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인 오신환·권은희 의원을 '사보임'했다는 논란이 일면서 당이 사분오열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패스트트랙 추진에 찬성하며 당 지도부를 도왔던 안철수계도 돌아선 모양새다.
게다가 당 대변인들이 연이어 사퇴 의사를 밝히는 등 당 지도부가 해체 수순을 밟게 됐다는 관측이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가 '정치적 승부수'로 던진 패스트트랙이 부메랑으로 되돌아 오고 있다.
지도부가 당론 채택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패스트트랙을 추진하자 바른정당계 의원들이 지도부 사퇴를 촉구하며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언주 의원은 결정에 반대 입장을 밝히며 탈당했다.
더구나 김 원내대표가 패스트트랙에 반대한 사개특위 위원 2명에 대해 강제 사보임을 단행하자 안철수계인 이동섭·신용현·이태규 의원도 지도부를 등지면서 사면초가에 빠진 상황이다.
사보임 논란으로 전날 김삼화 수석대변인이 사퇴한 데 이어 김수민 의원도 원내대변인직의 사퇴 의사를 밝혔다.
사개특위에서 사보임을 당한 당 정책위의장인 권 의원과 사무총장인 오 의원도 지도부를 규탄하고 있다.
이에 당장 최고의결기구인 당의 최고위원회의를 개의하기 어려운 상태다. 현재 7명의 최고위원 중 하태경·권은희·이준석 최고위원 등 3명이 보이콧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김수민 의원(청년최고위원)도 당 지도부를 불신임할 것으로 보이면서 의결정족수(9분의 5)를 채울 수 없게 된 것이다.
결국 이날 오후 5시로 예정된 의원총회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유승민 의원 등 바른정당계는 의총에서 손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할 계획이다. 바른미래당 현직 원외위원장 81명 중 49명은 이날 지도부의 총사퇴를 요구하는 공동 성명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문에서 "손 대표와 김 원내대표는 '당론'에 이르지 못한 의원총회 결과를 마치 당론인양 호도했다"며 "위선과 독재로 당의 분열과 해체에 앞장서고 있는 두 대표는 국민과 당원 앞에 부끄럽지 않는가"라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당 지도부가 사퇴할 경우 의총에서 지도부 사퇴 요구를 철회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사실상 지도부가 사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당 의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다른 의원 님들께 마음의 상처를 드린점에 대해 원내대표로서 죄송한 마음"이라면서 "저도 잠시 성찰과 숙고의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발언을 놓고 당 안팎에선 사과문을 통해 반발을 누그러뜨리는 동시에 패스트트랙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