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주 ‘휘발유 1L=1700원 시대’

7일부터 유류세 인하 15→7%
재고분까지 반영… 유가도 상승
주유소 예상보다 빠르게 올릴 듯

"기름값 오르기 전에…" 정부가 7일부터 4개월간 유류세 인하폭을 기존 15%에서 7%로 축소해 휘발유 가격은 L당 65원, 경유는 46원 인상된다. 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기름값이 오르기 전에 주유하려는 차량들이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지난해 11월부터 인하됐던 유류세가 7일부터 일부 환원되면서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기름값도 빠르게 인상될 전망이다.

정상적이라면 유류세가 당장 인상돼도 2~3주 후 주유소 가격에 반영된다. 그러나 주유소들이 유류세 인상 적용 전 재고분에도 가격을 전가할 수 있고, 국제유가도 꾸준히 상승해 소비자가격이 빠르게 인상될 것으로 분석됐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앞으로 1~2주 후에는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가 L당 1700원대에 육박할 전망이다. 유류세가 인상되고,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6개월간 한시적으로 휘발유와 경유, 액화석유가스(LPG)에 부과되는 유류세를 현행보다 15% 인하했다. 휘발유는 L당 123원, 경유는 87원씩 하락했다. 이 같은 조치를 4개월간 연장하되 인하폭을 종전 15%에서 7%로 줄이기로 했다.

7일부터 휘발유 유류세는 L당 65원, 경유는 46원, LPG는 16원이 올라 기름값에 반영될 예정이다.

문제는 소비자들이 언제부터 유류세 인상이 반영된 가격으로 기름을 구매하느냐다. 일반적으로 소비자가격은 유류세 환원 전 재고분이 소진되는 시점부터다. 업계는 보통 2~3주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11월 유류세 가격인하 시에도 정유사들의 직영주유소를 제외하고는 평균 2~3주 후부터 유류세 인하 효과가 나타났다.

그러나 인상시기에는 적용시점이 조금 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7일부터 유류세가 일정 부분 환원된 만큼 소비자가격에 전가할 수 있기 때문에 주유소 판매가격은 가파르게 올라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부는 이런 부작용을 우려해 휘발유·경유는 전년동기 대비 115%, LPG부탄은 전년동기 대비 120%를 초과하는 반출·수입을 금지했다. 매점매석을 막기 위한 조치다.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기름값은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류세 환원뿐 아니라 국제유가도 빠르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월 두바이유는 배럴당 50달러 선이었지만 최근에는 70달러까지 상승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 평균가격은 1360원에서 1475원으로 올랐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1월에 서민경제 부담을 덜기 위해 정부가 유류세를 전격 인하했지만 국제유가가 갑자기 하락해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며 "이번에는 반대로 유류세가 일부 환원되자 국제유가가 올라 서민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mail] 이병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