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고양 창릉지구와 부천 대장지구를 3기 신도시로 추가 지정하자 경기 고양 일산과 남양주 등 신도시 발표 지역 인근 아파트값의 하락폭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기 신도시 중 하나인 고양 창릉과 인접한 일산은 전주 대비 하락폭이 2배 이상 확대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반면 서울 아파트값은 오히려 낙폭이 줄어들면서 정부의 정책목표인 '서울 집값 잡기'에 큰 효과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오고 있다.
■3기 신도시 발표 후 서울 아파트값 낙폭 축소
한국감정원이 16일 발표한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5월 둘째주(5월 13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4% 하락하며 27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하락폭은 전주(-0.05%)보다 좁혀졌다.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는 이번주 0.05% 떨어지며 전주와 동일한 하락폭을 보였다. 송파구와 강남구는 각각 -0.04%와 -0.01%로 전주와 동일한 하락폭을 기록했지만 강동구(-0.16%→-0.13%)와 서초구(-0.05%→-0.04%)로 낙폭이 축소됐다.
감정원 관계자는 "급매물이 소진된 일부 단지는 하락세가 진정되거나 소폭 상승했지만 그 외 단지는 대체로 보합과 하락이 반복되는 계단식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북지역에서는 성동구(-0.28%)가 금호·행당동 등 대단지 위주로, 서대문구(-0.04%)는 홍제·홍은동 등 노후단지 위주로 매물이 누적되며 하락세가 지속됐다. 마포구(-0.05%)는 재건축 단지 등 투자수요 감소로, 동대문구(-0.04%)는 상승 피로감이 높은 전농동 위주로 하락했다. 은평·구로·금천구는 보합세(0%)를 기록했다.
■일산 동·서구 '직격탄'..집값 하락폭 2~5배 확대
정부의 3기 신도시 발표 여파는 경기 및 인천지역에서 크게 나타났다.
경기지역에서는 공급물량 부담이 큰 광명시(-0.28%), 오산시(-0.29%), 용인 수지구(-0.23%) 등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고양 창릉 발표로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며 주민들이 격하게 반발하고 있는 일산지역에서는 우려가 현실화됐다.
일산서구 아파트값은 0.19% 하락해 지난주(-0.08%)에 비해 낙폭이 2배로 커졌다.
일산서구 후곡마을 후곡7단지 동성 전용면적 84㎡는 3억∼3억6000만원, 후곡3단지 현대 전용 101㎡는 4억3000만∼4억5000만원 선에 매물이 나와 있으나 거래는 안되고 있다.
일산동구 아파트값은 0.10% 내려 지난주(-0.02%)보다 낙폭이 5배 확대됐다.
일산신도시연합회는 오는 18일 오후 7시 지하철 3호선 주엽역 앞 주엽공원에서 파주운정신도시연합회, 인천검단신도시입주자총연합회와 연대해 '3기 신도시 반대' 2차 집회를 열 예정이다.
남양주 역시 공급물량 확대 우려로 이번주 하락 전환(0.04%→-0.02%)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장은 "3기 신도시 발표로 경기 등에서 하락세가 가속화됐다고 볼 수 있다"면서 "서울의 경우 아파트값 하락폭이 축소됐지만 바닥을 찍었다기 보다는 급매 소진에 따라 낙폭이 주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방 아파트값은 지난주보다 0.10% 떨어졌다. 강원도 아파트값이 -0.25%로 낙폭이 가장 컸고 경남(-0.20%)·충북(-0.14%)·울산(-0.13%)·등의 순으로 내림폭이 컸다.
한편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08% 떨어져 지난주(-0.07%) 보다 하락폭이 확대됐다. 서울은 지난주와 같이 0.02% 떨어졌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