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희귀 난치병을 앓던 형제 중 형은 숨지고 동생은 투신한 사건이 발생했다.
18일 남원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14분께 전북 남원시의 한 아파트 13층 발코니에서 A(47)씨가 뛰어내렸다.
A씨의 투신 시도를 목격한 주민은 119에 신고했고, 소방당국이 설치한 에어매트 위로 떨어졌다.
A씨는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으나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파트 거실에서는 A씨 형(51)이 이불에 덮여 숨진 채 발견됐다.
형제는 "이런 선택이 최선인 것 같다. 가족을 사랑한다. 용서해 달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주변에서는 수면제와 각종 빈 약봉지 등이 발견됐다.
조사결과 이들 형제는 같은 난치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형은 말기, A씨는 3기였다.
A씨는 사건 직전 가족에게 "너무 아파하는 형을 안락사시키고 나도 죽겠다"고 연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형을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하고, 형의 시신 부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형제가) 심한 고통을 겪다가 이런 일이 벌어진 것 같다"며 "형의 부탁에 따른 살인 등을 배제하지 않고 A씨가 회복하는 대로 사건 경위를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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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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