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때도 그랬다. 빅딜이든, 스몰딜이든 결론이 도출될 것으로 전망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결과는 노딜이었다. 협상 결렬을 선언한 트럼프는 예정돼 있던 오찬도 취소하고 곧바로 미국행 비행기에 올라탔다. 회담이 열리기 전 "김정은 위원장과 관계가 좋다"며 폭풍 트윗을 올리던 트럼프는 귀국길에 단 한 줄의 트윗도 올리지 않았다. 큰 선물을 고대했던 북한으로선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심정이었을 것이다.
'진인사 트천명'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할 일을 다 한 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기다린다는 뜻이다. 추측한대로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는 한자성어에서 파생된 신조어다. 어법상으론 '트천명'이 아니라 '대트명'이 맞지만 뭔들 어떠랴. 이 말의 출처는 최근 미국과 자동차 관세협상을 벌인 산업부 통상교섭본부다. 여기에는 최선을 다해 미국의 자동차 관세 결정을 연기해 놓았지만 막판에 트럼프가 방향을 틀 수도 있다는 공포감이 숨어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칼럼니스트인 제럴드 사이브는 트럼프의 트위터 사랑에는 3가지 목적이 숨어있다고 분석했다. 먼저 협상을 진행하기 전 '떠보기' 수단으로 트윗을 이용하고, 특정 사안을 언급함으로써 이슈를 선점하려 하며, 끝으로 자신에게 불리한 이슈로부터 주의를 분산시키기 위해 트위터를 활용한다고 봤다. 미국 CNBC 진행자 짐 크래머는 최근 "그의 변덕스러운 트윗이 시장을 망치고 있다"며 "트위터에서 손을 떼고 골프나 치러가라"고 비꼬기도 했다.
jsm64@fnnews.com 정순민 논설위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