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78)의 항소심 재판에 8번이나 소환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79)이 끝내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는 29일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속행공판을 열어 김 전 기획관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하려고 했으나 증인 불출석으로 무산됐다.
검찰은 김 전 기획관에 대한 구인영장 집행에 대해 “바로 서초경찰서로 지휘를 보냈다”면서도 “조금 전 집행불능 수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 전 기획관에 대해 '폐문부재'를 이유로 소환장이 송달되지 않은 것은 이번이 8번째다. 재판부는 지난 21일 열린 자신의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하고도 이 전 대통령의 사건 증인으로는 출석하지 않는 김 전 기획관에 대해 구인영장을 다시 발부했으나 결국 무용지물이 됐다.
재판부는 김 전 기획관이 소환에 불응할 시 7일 이내에 감치에 처하겠다고 예고했으나 감치재판 개시 요건인 소환장 송달 자체가 이뤄지지 않아 이마저도 불가능해졌다.
재판부는 “우리 재판부로서는 이제 형사소송법상의 증거 법칙에 따라 김 전 기획관의 검찰에서의 진술에 따라 증거능력 부여할 수 있을지, 만일 부여할 경우 그 증명력을 어떻게 평가할지 판단할 것”이라며 “김 전 기획관의 증인신문 기일을 별도로 지정하지 않고, 변론 종결 전 증인신문을 할 수 있을 경우 조속히 기일 지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 측 강훈 변호사는 “김 전 기획관 본인의 재판이 있는 날 법정에 출석했을 때 구인장을 집행하는 방법이 있다”며 “7월 4일 재판이 있으니 7월 5일 증인신문 기일을 잡았으면 좋겠다는 점을 기록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12일, 14일, 17일 속행 공판을 열어 각 쟁점별 변론을 듣고, 14일에는 결심공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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