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G2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한국..석화·조선업계 실적 악화 '현실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03 17:30

수정 2019.06.03 17:30

무역분쟁 확전에 국내기업 타격..석화 中수출 작년보다 감소 예고
조선 세계 물동량 줄어 수주 급감..회복 기대했던 반도체에도 변수로
G2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한국..석화·조선업계 실적 악화 '현실로'

미·중 무역전쟁이 치킨게임 양상으로 확전되면서 국내 산업계의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글로벌 경기하강 사이클로 국내 주력 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미·중 무역전쟁은 한국 기업들의 생존 여부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3일 "지금까지는 중국의 경기부양 정책으로 버텼지만 관세전쟁이 본격화된 이달부터 중국 수출이 절대적인 국내 전자전기 업종의 실적 하향은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전쟁, 한국에 직격탄

전문가들 사이에서 미·중 무역전쟁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국가 중 하나는 한국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미국과 중국 모두에 수출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에서 미국과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6.8%, 12.1%로 둘을 합하면 40%에 육박한다.

송 연구위원은 "대중 수출 대부분이 중간재로 구성돼 있고 이 중간재가 중국의 가공수출에 투입되기 때문에 무역제재에 따른 수출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1월 발간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총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의 78.9%가 중간재다. 중국의 수입 중간재가 수출용으로 사용되는 비중은 28.7%다. 결국 미국 관세로 중국의 대미 수출이 감소하면 연쇄적으로 한국이 타격을 받는다는 얘기다. 국제무역연구원도 한국의 대중국 수출물품 중 5.0%가 미국을 최종 귀착지로 삼는다고 분석했다. 대중국 수출품 가운데 미국을 종착역으로 삼는 비중은 대만이 6.5%로 가장 높았고 다음은 한국(5.0%), 일본(3.8%), 독일(2.0%) 순이었다.

■석화업체, 중국 수출 급감

이미 일부 업종은 직접적 타격을 받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중국 수출 비중이 전체의 47.5%를 차지한다. 지난해 중국 수출금액은 217억8200만달러(약 25조6483억원)다. 이는 전년 대비 7.2% 감소한 수치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올해 중국 수출액은 이보다 더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실제 정부의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석유제품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전년동기 대비 16.2% 줄었다. 더 큰 문제는 중국 주요 수출품목 중 파라자일렌(PX), 프로필렌, 벤젠 등 합성수지 국제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PX 가격은 연초 t당 1046.6달러에서 꾸준히 하락, 지난달 말에는 875달러까지 떨어졌다.

조선업계 역시 영향을 피할 수 없다. 올 들어 4월까지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769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전년동기의 1217만CGT 대비 36.8%나 감소했다. 지난 4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46척, 126만CGT를 기록했다. 3월 발주량 94척(289만CGT)과 비교하면 CGT 기준으로 무려 56%나 줄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세계 경제 및 물동량 전망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글로벌 선주들이 선박 발주를 미루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등 전기전자 본격 하락세

반도체 등 전기전자 업종은 올 들어 수급불균형으로 큰 폭의 하향세를 보이고 있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최근 반도체 시황은 5월 바닥을 찍고 6월부터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전망됐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최근 공급이 늘어나면서 반도체 가격이 떨어졌지만 하반기부터는 수요가 살아야 가격이 회복될 것으로 예측됐다"고 말했다.
실제 반도체 가격 동향의 바로미터인 D램 고정가격 하락폭이 크게 줄어들면서 바닥론이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미·중 무역전쟁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송 연구위원은 "전자전기 밸류체인 구조를 보면 반도체는 중국의 수입 중간재 역할을 하기 때문에 중국 경기침체, 대미 수출 감소는 국내 반도체 업체 실적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고 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김은진 김용훈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