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호 크몽 대표 "비즈니스 프로젝트 입찰, 맞춤견적 서비스 제공하면 거래액 폭발할 것"
컴퓨터를 좋아하던 한 대학생은 공부 삼아 게임 소프트웨어 쇼핑몰을 만들었다. 실제 주문으로 이어지자 창업을 결심했다. 그렇게 10번을 실패했다. 지금 생각해도 괜찮은 당시 사업 아이템을 망친 것은 "6개월 내에 대박내겠다"는 조급증이었다.
초심으로 돌아간 이 청년은 이스라엘의 '파이버'를 알게 됐다. 5달러의 재능을 나누는 일종의 재능기부 사이트였다. 이를 벤치마킹해 "5000원에 해드립니다"를 만들었다. 입소문이 났고 이용자는 점차 크몽에서 마케팅, 디자인, 영상, 프로그래밍, 번역 등의 일감을 거래하기 시작했다. 크몽이 일거래 2000건, 회원 약 63만명, 누적 거래금액 700억, 전문가 16만명이 넘는 대표 프리랜서 일감 중개 플랫폼으로 성장한 이유다. 지난해에는 스타트업 '원석' 발굴로 유명한 알토스벤처스와 국내 굴지 사모펀드(PEF)인 IMM인베스트먼트 등이 110억원을 크몽에 투자했다. 크몽이 성장가능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박현호 크몽 대표( 사진)는 "프리랜서나 전문가와 개인 이용자를 연결하는 일감 중개 플랫폼에서 천만원 규모의 비즈니스 프로젝트를 입찰하거나 맞춤 견적도 할 수 있는 '뉴크몽'을 내달 출시할 것"이라면서 "대기업, 관공서 등 기업 간 거래(B2B)를 시작하면 누적거래액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몽과 같은 해외 온라인 이코노미 플랫폼은 이미 프로젝트 단위를 입찰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 유사 재능마켓은 60여개에 달하지만 B2B 거래를 도전하는 곳은 크몽이 유일하다. 박 대표는 "무형의 서비스를 거래하는 플랫폼을 운영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 같지만 이용자와 전문가 사이에 꾸준한 학습, 즉 많은 시간이 필요한 비즈니스"라고 설명했다.
실제 크몽이 베타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지난 2011년이지만 3년이 지난 뒤 사업을 본격화했다. 첫 투자는 2015년 7억원이었다. 2016년 11월에 누적거래액 100억원을 돌파한 뒤 성장세가 빨라졌다. 아직 크몽의 평균 거래는 건당 10만원 안팎이지만, 천만원 단위의 프로젝트 거래가 시작되면 폭발적인 성장세가 예상된다.
크몽 사무실에 가면 '워크 해피'라는 문구를 볼 수 있다. 크몽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자는 의미가 담겼다. 박 대표는 "행복하게 일하는 환경이 되려면 많은 전문가가 크몽에서 돈을 많이 벌어 안정적인 수익을 내야한다"면서 "지금 크몽에서 의미있는 거래를 하는 이용자가 1만명이라면 이 숫자를 100만명까지 늘어나게 하는 것이 제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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