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후오비코리아 이어 오케이이엑스·디지파이넥스 등 해외 거래소들 한국으로 진격
별다른 설립규제 없어 매력적
별다른 설립규제 없어 매력적
해외 유력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잇따라 한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한국은 인구 대비 암호화폐 거래량이 가장 많은 국가 중 하나로 꼽히는 데다 거래소 영업에 공식적인 규제가 없어 해외 거래소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국내 거래소들은 해외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가 자금세탁 등의 우려로 암호화폐 거래소의 해외송금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거래소들이 "안방에서는 해외 거래소가 활개치도록 놔두면서 정작 해외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거래소의 손발을 옥죄는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하소연하는 이유다.
■한국에 오는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암호화폐 통계 사이트 코인만켓캡 기준 거래량 상위 거래소들의 한국 시장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미 지난해 한국 시장에 진출한 후오비코리아에 이어 오케이이엑스코리아와 디지파이넥스코리아가 곧 한국 영업을 시작한다.
오케이이엑스코리아는 지난해부터 베타 서비스 형태로 한국에서 거래소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오는 18일 정식 서비스로 전환할 예정이다. 원화로 거래하는 마켓과 함께 비트코인, 이더리움, 테더로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를 계획중이다.
오케이이엑스는 암호화폐 통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 기준으로 글로벌 거래량 순위 2위(11일 기준)를 기록하고 있는 대형 거래소다. 오케이이엑스코리아 이용자는 오케이이엑스에 상장된 암호화폐를 모두 거래할 수 있다.
코인마켓캡 기준 글로벌 거래량 순위 5위(11일 기준)를 기록하고 있는 디지파이넥스도 한국에 별도의 거래소를 열고 이르면 이달 말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디지파이넥스코리아라는 법인을 설립하고 거래소 오픈을 준비인데, 디지파이넥스코리아는 지난 10일부터 사전가입자를 모집 중이다.
디지파이넥스코리아에서는 디지파이넥스의 200만 이상의 회원 계정이 그대로 연동돼 로그인이 가능하다. 이용자들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테더 마켓, 그리고 원화마켓을 통해 다양한 암호화폐를 거래할 수 있게 된다.
글로벌 거래량 10위권에 위치한 거래소인 비더블유닷컴도 최근 한국 프로젝트와 활발히 협력하면서 한국 지사 설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안정한 벌집계좌 형태로 운용
글로벌 거래소들이 한국 시장을 노크하는 것은 한국에 별다른 거래소 설립 규정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최근 암호화폐 신흥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동남아는 물론 미국, 일본도 자국 내에서 거래소를 운영할때 지켜야 하는 규정이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는 아직 거래소 관련 공식 규정이 없기 때문에 해외 거래소들은 굳이 정부 인허가나 신고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해외 거래소들은 일단 국내에서 시중은행의 실명확인 가상계좌를 이용하지 않고 법인계좌로 이용자들의 돈을 입금받는 벌집계좌 형태로 운영한다. 벌집계좌는 해킹이나 자금세탁 등의 범죄에 취약하지만 별다른 규정이 없다. 오케이이엑스코리아와 디지파이넥스코리아도 벌집계좌 형태로 이용자들의 입금을 받을 예정이다.
■한국 거래소는 해외송금 벽에 막혀
반면 국내 거래소들은 안방을 넘어 해외로 영역을 넓히고 싶지만 여의치 않다. 해외에 별도의 거래소를 설립하기 위해서는 각 국가에서 규정한 규정을 충족해야 한다. 그러나 규정을 충족해 해외에 거래소를 설립하더라도, 현지 마케팅, 운용등을 위한 자금을 보낼 수가 없다. 금융당국이 암호화폐 거래소 운영 기업의 해외송금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 기업이 전세계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산업이 거의 없는데 그 중에 하나가 암호화폐 거래소였다"며 "업비트와 빗썸이 전세계를 호령했지만 정부의 거래소 폐쇄 발언과 실명확인 가상계좌 발급 중단, 해외송금 차단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리딩 기회를 잃은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해외 거래소들이 속속 우리나라로 진입하고 있는데 여전히 별다른 가이드라인조차 만들지 않고 거래소 난립을 방조하고 있다"며 "안방은 내주면서 해외 진출도 하지 못하고 막고 있어 국내 거래소들이 2중고를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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