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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관절 100세 설계] 다리가 아픈 허리 질환, 이유가 뭘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22 07:59

수정 2019.06.22 07:59

[척추·관절 100세 설계] 다리가 아픈 허리 질환, 이유가 뭘까?


회사원 최 모씨(47·남)는 몇 년간 엉덩이와 다리에 저림 증상과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한 통증이 있었다. 장시간 앉아서 일을 하다 보니 혈액순환이 잘 안돼 그런 거라 여겨 마사지도 받아보고 반신욕도 자주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통증은 도리어 점점 심해졌고 최근에는 일상 생활 중이나 걸어다닐 때도 다리 저림이 심해 병원을 찾았다. 진단명은 '허리 디스크(요추 추간판탈출증)'였다.

최 씨와 같이 다리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허리 질환이라는 진단에 의아해하는 환자들이 많다.


허리 질환인데 왜 다리에 통증이 있는 걸까? 이유는 허리와 엉덩이로 가는 신경이 허리를 지나가기 때문이다.

척추신경은 허리에서 다리로 연결된다. 척추신경이 돌출된 디스크에 눌리면 마치 전기가 통한 것처럼 그 신경이 연결된 엉덩이나 다리가 저리는데 간혹 발바닥까지 아프다는 경우도 있다.

우리 몸에서 허리뼈(요추)와 엉치뼈(천추)는 각각 5개로 구성되는데, 일반적으로 허리 디스크는 체중 부하가 가장 많고 운동 범위가 많은 4번과 5번 요추 사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 그 다음으로 5번 요추와 1번 천추 사이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4번과 5번 사이의 신경이 눌리면 엉덩이에서 다리 바깥쪽을 타고 내려가면서 엄지발가락까지 아플 수 있다. 또 5번 요추와 1번 천추 디스크 탈출로 인해 1번 천추 신경이 눌릴 때는 엉덩이에서 발꿈치까지 찌릿찌릿 저리고 당기며 발바닥 저림 증상이 나타난다. 허리디스크는 요통과 함께 골반이나 엉덩이, 다리 통증이 함께 나타나는 게 가장 일반적이지만 최 씨처럼 허리 통증 없이 다리 통증만 발생하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단순히 디스크(수핵)가 빠져 나왔거나 팽창된 상태라면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통증 완화 효과를 볼 수 있다.

따라서 마비 등 심한 신경 증상이 없다면 6주 가량 보존적 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하지만 오랜 기간 진행된 퇴행성 디스크와 같은 만성 질환인 경우 꾸준한 보존적 치료에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경막 외 감압술이나 신경성형술 등 비수술적 치료를 먼저 시도해 본 후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디스크 환자의 90%는 비수술적 치료로 허리디스크 증상의 개선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일상생활 중 허리 통증이나 다리 통증, 다리 저림 등의 증상이 2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전문의를 찾아가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이학선 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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