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 슈퍼컴퓨터 관련 업체들에 대해 국가 안보를 이유로 '거래제한' 제재를 내렸다.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압박이 슈퍼컴퓨터 업체로 확산된 셈이다. 이는 이달 말 선진 20개국(G-20) 정상회담 기간중에 열릴 예정인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어떤 경우에도 중국 IT 업체들을 통한 정보 유출은 용납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상무부는 21일(현지시간) 중국의 슈퍼컴퓨터 제조업체 중커수광과 반도체 업체 하이곤, 청두 하이광 집적회로, 청두 하이광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테크놀로지, 우시 장난 컴퓨팅기술연구소 등 5개 기업과 그 계열사 및 연구소들을 거래를 금지하는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렸다.
블랙리스트에 명단에 오르면 미국 기업과 제품 뿐 아니라 부품 거래가 막힌다. 미 당국의 사전 승인을 거쳐야만 제한적인 거래가 허용된다.
상무부는 이 기업들에 대해 "미국의 국가 안보와 외교 이익에 결정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거나 장래에 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거래제한 명단에 포함된 중국 연구소 한 곳에 대해 "중국군 현대화를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기관"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화웨이와 70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명단에 올린 바 있다. 화웨이가 자사 통신장비를 활용해 중국 정부의 스파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이번 제재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 기간 중 양국 정상회담을 열고 무역분쟁을 놓고 협상을 벌이기 앞서 발동됐다는 점이 주목된다.
중국 관영언론들은 미국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과도한 제재 수단을 남발한다고 반발했다.
22일 중국 중앙(CC)TV는 시론을 통해 이번 제재조치에 대해 "일본 오사카 주요20개국(G20) 기간에 열릴 미중 정상회담을 일주일 앞두고 미국의 이런 조치는 중국이 압력을 가해 협상에서 더 많은 카드를 확보하려는 의도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의 이런 시도는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고 상반되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리고 전했다.
CCTV는 특히 "만약 중국 기업의 합법적인 이익이 침해를 받는다면 중국은 '신뢰할 수 없는 외국기업 명단'을 발표할 것이며, 정상적인 시장 규칙을 파괴하고 중국 기업을 차별하는 외국 기업에 대해 대응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