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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총재, "물가 연 1.1% 하회...금리인하 경기변수 흐름 보며 대응"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25 14:59

수정 2019.06.25 14:59

이주열 총재, "물가 연 1.1% 하회...금리인하 경기변수 흐름 보며 대응"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4월 전망치를 하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이 지난 4월 제시한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1.1%다. 따라서 이를 하회한다는 의미는 사실상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로 낮아질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물가 상승률을 0.7%로 전망한 바가 있다.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미·중 무역분쟁과 반도체 경기 등 우리 경제에 영향이 큰 변수들의 전개방향을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날 이 총재는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물가 여건을 살펴보면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 상승압력이 미약한 가운데 공급 측면과 정부정책 측면에서 모두 당분간 물가의 하방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 같이 전했다.

실제 지난 1~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기대비)은 물가안정목표(2%)를 상당폭 밑도는 0.6%를 기록 중이다. 이는 상반기 한은 전망치인 0.7%를 하회하는 것이다.


이 총재는 "수출과 투자가 감소하고 소비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성장세가 주춤한 모습을 보임에 따라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 상승압력은 약화됐다. 공급 측면에서 보면 금년 들어 국제유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 이상 하락했고 양호한 기상여건 등으로 농산물 수급여건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정부정책 측면에서는 일부 공공요금이 인상되었으나 무상교육이 확대되고 건강보험 보장성이 강화됐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약화된 물가 상승압력은 올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내년부터는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이 총재는 "내년 이후를 보면 일시적 특이 요인의 영향을 제외한 기조적 인플레이션이 1%대 초중반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며 "공급충격에 따른 물가의 하방압력도 줄어들 것으로 보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만 목표수준에 수렴하는 속도는 당초 예상에 비해 완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낮아진 물가 상승률을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지 여부에 대해서는 경기와 금융안정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 총재는 "물가에 대응하는데 있어서 통화정책으로 제어하기 어려운 부분 요인 영향이 커져 있다. 그렇게 때문에 물가만 보고 하기는 어렵다"며 "물가와 함께 다른 여건도 본다"고 언급했다.

여기서 언급한 다른 여건은 경기 상황이나 금융안정 등으로 보인다. 금리인하로 늘어난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대거 유입될 경우 금융안정을 저해할 수 있다. 그렇다고 경기가 부진함에도 금리를 인하하지 않으면 경기가 더 악화될 수도 있다.

아울러 통화정책 여력에 대해 이 총재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해 한 때 (기준금리가) 1.25%까지 내려간 적 있다. 현재 1.75가 됐는데 과거 기준으로 볼 때 여유가 많다고 볼 수는 없다"며 "우리는 기축통화국 아니라 주요 선진국보다는 명목하한을 낮출 수 있는 한도가 분명히 그보다는 높을 것"이라고 답했다.

따라서 향후 통화정책에 대해 이 총재는 "현재 통화정책 기조는 실물경제 활동을 제약하지 않는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면서도 "더 완화할 지 여부는 우리 경제 영향을 미치는 불확실성(미·중 무역협상, 반도체 시장 상황)이 어떻게 정리되고 우리 경제 성장, 물가 어떻게 영향 미치는지 면밀히 점검하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총재는 현재 저물가에 대한 고민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주요국에서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저인플레이션은 경기 순환적 요인 외에 구조적 요인에도 상당 부분 기인하고 있어서 중앙은행이 과거에 비해 물가 움직임에 대응하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현재의 저인플레이션 상황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이를 끌어올리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일 필요는 없다는 신중한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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