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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 고위 인사들 해외 금융거래 봉쇄… 압박수위 높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25 17:28

수정 2019.06.25 17:28

트럼프, 예정대로 추가제재 결정..최고지도자 등 SDN 명단에 올려
긴장고조…유가 급등세는 없을듯
"美, 해협 수년간 대가 없이 보장" 자국 유조선 보호 책임분담 강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백악관 집무실 오벌오피스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오른쪽),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배석한 가운데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로이터 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백악관 집무실 오벌오피스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오른쪽),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배석한 가운데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로이터 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예정대로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결정했다. 이와는 별도로 호르무즈 해협 안전 운항은 더 이상 미국의 관심사가 아니라면서 중국, 일본을 콕 집어 해상안전을 위한 경계임무에 참여할 것을 압박했다. 미 이란 긴장이 고조되고 있지만 유가는 아직 잠잠하다. 전문가들은 실제 전면전 발발 가능성은 낮다면서 유가가 올라도 큰 폭으로 뛰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란 최고위직 해외금융거래 원천봉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아야톨라 알리 하메이니 이란 최고지도자와 자바드 자리프 외교장관 등을 포함한 고위 인사들을 대테러 특별지정 제재대상(SDN) 명단에 올려 이들의 해외 금융거래를 원천봉쇄했다.

트럼프는 이란과 갈등을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테헤란에 대한 압력을 계속해서 높여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5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맺은 핵협정에서 미국을 탈퇴시키면서 시작된 양국간 긴장은 최근 이란이 저질렀다고 미국이 주장하는 호르무즈 해협 유조선 피격사건, 이란의 미 군사용 드론 격추 사건이 이어지는 등 격화 일로에 있다. 트럼프는 추가 제재가 드론 격추와 연관된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마도 그 문제를 끌어들일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제재는 "어떻게든 일어날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란에 대한 압박은 현 상황과 별개로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추가 제재와 별도로 이날 호르무즈 해협 안전운항에서 미국이 발을 뺄 수도 있다면서 국제사회, 특히 중국과 일본에 안전운항 책임을 분담할 것을 요구했다. 트럼프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수년 동안 해협 안전운항을 "어떤 대가도 받지 않고" 보장해왔다면서 왜 미국이 이같은 임무를 맡아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들 나라들(해협 통과 선적국들) 모두 늘 위험한 여정인 (이 해협에서) 자국 선박들을 보호해야만 한다"면서 중국과 일본을 지목했다. 트럼프는 특히 미국은 석유자급이 가능해져 이 해협 운항이 더 이상 필요 없다고도 주장하며 책임 분담이 이뤄지지 않으면 발을 뺄 수도 있음을 위협했다. 그는 "미국은 이제 세계 최대 에너지 생산국이 됐다"면서 "그곳에 있을 필요조차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관련 미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국제사회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작전들에 대한 감시와 사진촬영을 통해 유조선 공격을 막는 국제 공동 감시 작전 계획을 추진 중임을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수행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중인 이 관계자는 이른바 '센티널(보초병) 프로그램'이라는 이 계획은 호르무즈 해협 감시를 강화하는 것으로 "미국도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이 작전은 사람들을 쏘는 것이 아니라 이란 사람들을 촬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가, 100달러대 급등세는 없을듯"

CNBC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현재 유가 흐름이 이 지역 긴장 고조를 지나치게 간과하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배럴당 100달러 유가 같은 유가 급등세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맥쿼리의 석유·가스 담당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휴잇은 현재 유가에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이 반영돼 있지 않다면서 유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주나 다음주 아니면 그 이후라도 언제든 뭔가 벌어지고, 유가가 뛸 위험요인은 충분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1970년대 이란 정부 석유고문을 지낸 페레이둔 페샤라키는 미 이란 간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이 그렇지 않을 가능성보다 높다면서 전면전은 아니겠지만 "석유공급에 차질을 줄 (정도의) 충돌"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페샤라키는 지난주 취소됐던 트럼프의 공격명령이 현실화했다면 유가에 붙는 지정학 위험 프리미엄은 배럴당 5~10달러가 됐을 것이라면서 지금은 1~2달러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PVM 오일 어소시에이츠의 스티븐 브레녹 애널리스트는 100달러 유가가 다시 오지는 않는다면서 양측 모두 군사충돌을 원하지 않고 있고, 따라서 석유공급 차질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낮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은 다행스럽게도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고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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