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서울 집값 안내리는 이유 있었네… 분양가 2년간 40% 급등

김현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04 18:13

수정 2019.07.04 18:13

2016년 3.3㎡ 평균 2125만원..작년은 2959만원으로 올라
부동산 활황기 非강남이 더 뛰어
집값 오르니 분양가 높아지고 시세로 굳어지는 악순환 반복
서울 집값 안내리는 이유 있었네… 분양가 2년간 40% 급등
서울 집값 안내리는 이유 있었네… 분양가 2년간 40% 급등
서울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가 2년 동안 40% 가까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서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2959만원을 기록, 2016년의 2125만원 대비 39%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강남구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3917만원에서 4350만원으로 올라 11% 인상됐다.

4일 부동산·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2년 사이 서울의 평균 분양가는 급격히 상승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비강남권의 분양가가 2016~2018년 부동산 시장 활황기를 거치며 가파르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분양가 강남집값 68% 수준

강남과 비강남의 분양가 격차도 좁혀져 지난해 서울 평균 분양가는 강남 집값의 68% 수준에 도달했다. 강남 집값 대비 서울 평균 분양가 비율은 지난 2016년에는 54%였다. 올해 들어서도 강남의 아파트 분양가는 지속적으로 올라 상반기 강남구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4574만원을 기록했고. 서울 평균 분양가는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서울에서 급격한 분양가 상승이 나타난 원인을 풍부한 저금리 부동자금이 신규 아파트의 희소성과 결합된 데서 찾고 있다. 제한적인 택지공급 방식 등으로 만성적 수급불균형 상태인 데다 지난 2년간 집값이 오르며 3%대 초반의 주택담보대출을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 수요까지 몰린 결과다. 지금도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 묶여있는 2년 미만 단기 예·적금은 1137조원으로 1년 정부 재정(470조원)의 2배가 넘는다.

하지만 서울의 주택공급은 2016에서 2020년까지 연 3만598가구 수준으로 추정돼 10년 전인 2006~2010년 연평균 3만3957가구보다 줄어든 상태다.

■집값 상승→고분양가→시세 견인

규제의 역설 또한 서울 분양가 상승에 한몫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여신, 세제, 청약 규제가 오히려 서울 쏠림현상 및 양극화를 불러온 셈이다.

특히 집값이 오르며 분양가를 끌어올리고, 고분양가의 새 아파트가 다시 주변 시세를 견인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며 신혼부부 등 서울에서 경제생활을 시작하는 사회초년생은 내 집 마련을 엄두도 못 내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지난 3월 발표된 KB 주택시장 동향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소득이 가장 낮은 1분위 가구는 소득 수준과 비슷한 하위 20% 가격의 서울 주택을 사려면 한 푼도 쓰지 않고 21년간 모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만지작

이런 가운데 정부에서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재도입 가능성을 언급하며 고분양가 진화에 나서고 있다. 일부 재건축단지에서 후분양제를 통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심사를 벗어나려고 하자 일종의 '경고'를 한 셈이다.

아파트 공급시장의 선분양 구조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도시공간설계 분야 한 전문가는 "현재의 재건축단지 조합과 시공사가 결정하는 분양가 구조에서는 가격에 걸맞은 품질의 주택공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현재 HUG의 분양가 규제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점진적인 후분양 전환을 통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분양가 상승은 새 아파트를 공급할 땅이 없는 서울의 특수성하에서 주변 시세에 영향을 받은 결과"라고 말했다.
또한 "정부가 분양가상한제를 통해 주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분양을 유도할 경우 오히려 '로또분양'의 역설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kimhw@fnnews.com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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