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외교부서 강경화-이도훈-윤순구 만나
스틸웰 차관보, 靑에도 들어갈 것으로 예상
최악 한일관계서 중재자 역할 할지 주목돼
스틸웰 차관보, 靑에도 들어갈 것으로 예상
최악 한일관계서 중재자 역할 할지 주목돼
지난 11일부터 첫 아시아 방문길에 오른 스틸웰 차관보는 일본과 필리핀을 거쳐 한국에 들어온다. 2박 3일간 방한하는 그는 오는 17일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만나고,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카운터파트인 윤순구 외교부 차관보과 면담할 예정이다.
이날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방한하는 스틸웰 차관보가 강 장관과 만나 한미동맹의 발전 방안과 한반도 비핵화·평화프로세스, 지역 정세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강 장관이 한일관계 악화 국면에서 미국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틸웰 차관보는 우리측 인사들과 만나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한일관계의 현주소와 관계개선 해법에 대해 논의하고 북미 실무협상이 임박했다는 것을 고려, 비핵화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도 조율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8일은 일본 정부가 우리 정부에 '강제징용 배상판결' 문제와 관련, 중재위원회를 설치하자는 제안에 대한 답변 만료일이다. 정부는 일본의 제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인 만큼 일본의 추가적 제재가 잇따를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일본은 지난 4일 반도체 핵심 소재 3개의 한국 수출에 대해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경제보복 조치를 취했다. 또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 우대국)에서 한국을 배제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어 한동안 한일관계는 출구 없는 추락을 할 가능성이 높다.
당초 이번 스틸웰 차관보의 아시아 방문을 통해 한국이나 일본에서 한미일 고위당국자들이 모여 최근 한일관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으나 적극적인 한·미와는 달리 일본이 소극적 모습을 보이면서 무산된 바 있다.
한국과 일본 양국의 동맹국인 미국이 누구의 편을 들기는 어렵지만 스틸웰 차관보가 한일문제에 관여할 가능성은 있다. 전날 외교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재나 조정이 아닌 관여 필요성에는 미국도 동의했다"고 말했다.
미국을 출발해 일본을 거쳐 한국에 들어온 만큼 스틸웰 차관보가 한일관계 문제에 대해 미국과 일본의 입장을 이미 조율했고, 한국에서 이 결과를 두고 다시 논의를 거칠 수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국과 일본이 간접적으로 대화의 길을 여는 셈이다.
안보적 공조 목적에서 미국이 한국과 일본의 관계 개선을 주선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과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동아시아에서 한미일 3국의 긴밀한 공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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