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전문인력 채용·시스템 고도화
국제기준 맞는 체제 정비 본격화
국제기준 맞는 체제 정비 본격화
이전까진 금융위원회에서 내놓은 암호화폐 가이드라인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거래소별 자율규제 형식으로 운영해왔는데, 전세계적으로 암호화폐 법제화 흐름이 가속화되자 국내 거래소들도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서둘러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국내 4대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각각 전문 인력채용, 시스템 고도화, 투자 확대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자금세탁방지(AML) 규정 강화에 나서고 있다. 실명확인 가상계좌를 발급받지 못해 거래소 법인계좌로 암호화폐 거래를 지원 중인 중소형 거래소들도 고객신원확인(KYC) 절차를 강화하는 등 암호화폐 규제 강화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전문가 채용하고 시스템 구축
빗썸은 지난달 AML 센터를 신설, 이달부터 본격 운영을 시작한다. 이미 내부적으로 AML 전담인력을 갖추고 있지만, 독립성을 갖춘 별개의 조직을 통해 전문성을 높여갈 계획이다.
업비트는 증권사 출신의 AML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실무팀을 중심으로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 및 AML 솔루션을 구축했다. 현재 업비트는 금융범죄와 부당취득 위험 대상으로 감시받고 있는 개인과 기업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다우존스 워치리스트'와 자금흐름 추적 시스템인 '체인널리시스'를 운영 중이다.
코인원도 최근 AML 담당인력을 채용하고, 전문대응팀을 꾸리는 등 조직을 재편했다. 이를 통해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규제 권고안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국내법이 마련되는 상황에 따라 금융기관 등과 논의에도 나설 계획이다.
코빗은 현재 운영하고 있는 AML 전담팀과 외부 모니터링 업체와 협업을 바탕으로 FATF 규제 변화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실명확인 가상계좌 발급 은행인 신한은행과도 논의를 진행 중이다.
고팍스, 데이빗, 코인제스트 등 나머지 거래소들도 AML 규제 대응강화를 위해 관련 부문에 대한 투자 확대와 인력충원, 증권사 AML 시스템 도입 등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원화수신을 시작한 데이빗은 인공지능 기반의 얼굴확인 회사와 제휴해 KYC 절차를 강화하고, 토스 등 핀테크 회사에서 본인확인 목적으로 실시하는 '1원 송금' 제도를 채택, 고객 계좌소유 여부를 철저히 확인하고 있다.
■FATF 규제 권고안·특금법 개정
거래소들이 체제 정비에 본격 나서고 있는 것은 지난달 발표된 FATF의 암호화폐 규제 권고안 배경이다. 권고안은 암호화폐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암호화폐 거래 송금자 및 수신자 정보를 모두 파악하고 있어야 하며, 당국이 요청할 경우 해당 정보를 제출하도록 했다.
FATF 권고안에 따라 우리 정부와 국회가 특금법(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에 나선 것도 거래소들의 관심사다.
실질적으로 특금법이 국내 암호화폐 사업 전개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암호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올초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특금법을 보면 실명확인 입출금 계좌를 보유하지 않은 거래소는 더이상 운영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와 거래소 간 소통이 부재한 상황에서 높은 수위의 규제가 부담스럽지만 선제적으로 체제를 갖춰야 생존할 수 있다는 인식이 거래소 업계에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srk@fnnews.com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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