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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무역 협상, '화웨이 늪'에 빠져 제자리 걸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18 15:06

수정 2019.07.18 15:06

지난 6월 3일 중국 상하이의 한 쇼핑몰에서 촬영된 화웨이 로고.로이터뉴스1
지난 6월 3일 중국 상하이의 한 쇼핑몰에서 촬영된 화웨이 로고.로이터뉴스1


지난 6월 무역전쟁 휴전을 선언했던 미국과 중국이 이후 한 달 가까이 본격적인 협상에 나서지 못하면서 양측이 사실상 교착상태에 빠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 측은 일단 미 정부가 중국 전자기업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풀어야 협상할 수 있다는 입장이나 미국 내에서는 정부 강경파와 의회가 이에 반대하면서 제재 해제 대상을 두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관계자를 인용해 양측의 협상이 늦어지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화웨이에 대해 미 정부 대책을 보기 위해 기다리는 중이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6월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만나 중국에 보복관세를 추가하지 않고 화웨이에 대한 제재 일부를 풀기로 약속했다. 지난 5월부터 화웨이와 미국 기업의 거래를 금지한 트럼프 정부는 지난 9일 발표에서 국가 안보에 위험이 없는 분야에 한해 미 기업들이 화웨이에 부품 등을 팔수 있도록 면허를 발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관계자에 의하면 트럼프 정부는 아직까지 어떤 분야를 허용해야 할지 확정하지 못했다. 면허를 내주면서 동시에 중국 기업들에게 전략적 이점을 주거나 미국의 안보를 위험하게 하는 상황을 피해야 하는데 정부 내에서 이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미 여야 상원의원들은 상원에 '미국 5세대(5G) 이동통신의 미래 수호 법안'을 상원에 제출했는데 해당 법안에는 의회가 화웨이와 거래하는 미국 기업의 면허를 취소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트럼프 정부의 무역 강경파로 불리는 존 볼턴 백악관 안전보장보좌관도 같은날 연설에서 화웨이가 "중국 정부가 시키는 대로 하는 국영 기업"이라며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역 협상은 화웨이 해법이 지연되면서 자연히 미뤄지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 미 무역 협상 대표들은 지난 9일 류허 중국 부총리 등 중국 측 담당자들과 전화 통화를 통해 추후 협상 일정을 논의했으나 합의를 보지 못했다. 관계자는 당시 미국 측에서 중국에게 올해 5월 무역전쟁 재개 전에 나왔던 양측 합의안에 다시 복귀할 생각이 있는지 물었다고 설명했다. 므누신 장관은 15일 발표에서 이번 주 안에 중국과 다시 통화할 예정이라면서도 구체적인 회동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다.


한편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18일 사평을 통해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무역 협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미국이 중국을 향해 뻗은 새로운 위협은 미국 내 정치적인 요구 때문일 것"이라며 "미국의 화웨이 제재 역시 백악관에서는 철회하고 싶지만 반대파의 맹렬한 공격에 맞서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신문은 이어 "양국은 각자 추구하는 이익이 있지만 무역전쟁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모두에게 이익"이라며 "무역 협상 타결은 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바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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