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자립형사립고(자사고) 재지정 취소 위기에 놓인 고등학교 8곳에 대한 청문이 시작되면서 학부모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들은 "자사고 지정취소를 철회해달라"며 이달 24일까지 '릴레이 집회'를 개최키로 했다.
자사고 지정취소 처분을 받은 8개교 학부모들은 22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릴레이 집회를 열고 교육청의 결정을 규탄했다. 이들은 "자기 자식들만 외고 보내고, 자사고는 없애는 '내로남불' 처사"라며 시교육청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비판했다.
첫 청문 대상인 경희고 학부모 130여명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집회를 열고 '자사고 지정취소 반대' 구호를 외쳤다. 일부 학부모들은 '하향평준화 교육반대' '조희연 퇴진'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흔들었다.
학부모 이모씨(48)는 "우리는 합법적으로 아이들을 자사고에 보냈다"며 "그런데도 '적폐' 취급을 받고 있다는게 가장 마음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이어 "(자사고는) 공부만 잘 시키려고 보내는 게 절대 아니다"며 "학교의 '자기주도적' 학습 덕분에 아이가 스스로 찾아서 꿈을 찾고 미래를 계획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경희고 청문회는 예정보다 이른 오전 10시 50분께 마무리됐다. 청문을 마치고 나온 학부모 대표 이숙영씨는 "자사고에서 일반고로 바뀌면 학교가 '이원화'된다는 점을 주로 지적했다"며 "지금은 자율적으로 교과과정을 수립할 수 있지만 일반고가 되면 교육부 방침을 따라야 해서 학교가 혼란스러워 질 수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이달 24일까지 경희고·배재고·세화고·숭문고·신일고·이대부고·중앙고·한대부고 등 지정 취소 대상 자사고 8곳에 대한 청문 절차를 진행한다. 청문 절차는 학교의 의견을 듣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로, 이후 교육부가 교육청의 요청을 받아 지정 해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학부모회 측은 "학교별로 청문일정에 따라 한번 씩 집회를 연다"며 "청문 결과에 따른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 김대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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