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에 따르면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 등 최근 홍콩 정국에 대한 입장에서 폭력 행위 반대와 법 준수 및 정치적 충돌 해결 등 3가지 입장을 밝혔다.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양광 대변인은 최근 홍콩 시위대 집회에 대해 "폭력은 폭력이다. 불법행위는 불법"이라며 "중앙정부는 법을 지키기 위해 홍콩정부와 경찰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캐리 람 행정장관과 법집행에 나선 홍콩 경찰을 강력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일국양제는 홍콩을 관리하기 위한 최상의 방법"이라며 "중앙정부는 일국양제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홍콩 정국 불안해소 관련 "홍콩의 경제발전을 위한 방법을 찾고 홍콩 청년들의 미래 발전에 대한 고통을 풀어내기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이 1997년 홍콩 주권반환 후 22년 만에 처음으로 홍콩 내정과 관련해 마련한 자리다.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이 홍콩 내정과 관련된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처음으로, 지난 2014년 홍콩 도심을 79일 동안 점거한 채 벌어졌던 대규모 민주화 시위 '우산 혁명' 때도 기자회견을 열지 않았다. 중국 중앙정부가 최근 송환법 반대 시위 동향을 심각한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엄중하게 대처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그러나 이날 홍콩 송환법에 대한 전격철회뿐만 아니라 백색테러에 대한 철저한 조사 등 홍콩 시위대의 요구사항이 반영되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캐리 람 행정장관과 물리적 공권력을 행사한 경찰을 지지하는 등 기존 입장에서 변함이 없어 시위대의 반발이 우려된다. 이번 기자회견에 앞서 중국 공산당 인민일보는 홍콩의 시위를 즉각 무력 진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민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자유와 민주주의를 빌미로 홍콩인들의 난동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며 지금과 같은 시국에서는 홍콩 정청이 경찰력을 동원, 시위를 강력 진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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