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영 네 번째 개인전 ‘겹의 언어’
병마와 싸운 고독한 경험을 예술로 승화해온 정윤영 작가(32)의 네 번째 개인전 ‘겹의 언어’展이 오는 8월 21일(수)부터 8월 27일(화)까지 종로구 팔판동 갤러리 도스에서 열린다.
동·서양의 안료를 혼합해 비단에 스며들게 하는 방식으로 작업한 평면 회화 작품 20여 점이다.
그는 식물을 모티브로, 병상에서 느낀 유한한 존재의 불안정함, 막연한 느낌, 스치는 생각, 안타까운 기억들을 캔버스에 옮겨왔다.
이번 작업에 등장하는 식물의 이미지는 기존의 탐미적이었던 꽃과는 차별된다. 양란의 매혹적인 형태는 식물로 위장한 것처럼 보이는 신체의 이미지를 연상시키며 상상력을 자극한다.
갤러리 도스 측은 "이번에 선보일 정윤영 작가의 작품에서는 ‘나만의 정서로 만들어놓은 몸’을 생성과 소멸의 과정으로 바라본다"고 설명한다.
그의 그림은 선명한 색채와 부드러운 생동감을 전해주는 선적인 리듬의 조화가 눈에 띈다.
꽃잎의 수맥을 연상시키는 섬세한 선묘, 율동적으로 흐르는 듯한 굵직한 선적 요소들, 때로는 세밀한 부분들을 대담하게 덮어버리는 붓 터치, 흐르는 물감…다양한 형태와 색채가 자유롭게 어우러진 화면은 부단한 조형 실험의 흔적으로 다가온다.
정윤영 작가는 작가노트에 “존재와 시간 사이의 관계는 다층적”이라고 기록했다.
“얇고 유약한 비단 위에 이전에 남겨진 붓질이 스며들고 다음 것 위에 얹혀 이어지는 상태는 새로움을 만드는 것이라기보다 남아있는 상태에 덧붙여지고 또 덧붙여진 채로 지속되고 있는 나의 과거이자 현재 그 자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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