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은행들 "하반기 이자 수익 떨어질 것… 리스크 관리 돌입" [금융시장 긴급점검]

윤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11 17:33

수정 2019.08.11 17:33

5대 시중은행 CRO 긴급설문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예금보다 대출금리 하락압력 높아
순이자마진 0.03%P 떨어질 전망..비이자이익·글로벌 사업 확대 계획
은행들 "하반기 이자 수익 떨어질 것… 리스크 관리 돌입" [금융시장 긴급점검]
금리인하 기조 속 하반기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규제까지 악화일로로 치달으면서 시중은행들은 일제히 수익저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 은행은 하반기 순이자마진(NIM) 하락 우려로 대출성장률을 하향 조정하고, 보수적 경영에 나서기로 했다. 또 하반기에는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상반기보다 엄격하게 리스크 관리에 나설 방침이다.

■은행들 하반기 수익 하락전망

11일 파이낸셜뉴스가 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은행 최고위험관리자(CRO)를 대상으로 하반기 NIM 전망을 조사한 결과 일제히 '하락'을 예상했다. 상당수 은행은 올 하반기 NIM이 상반기 대비 평균 0.02~0.03%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미 시중은행들의 2·4분기 NIM은 1·4분기보다 모두 하락했는데, 이런 하락세를 하반기에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농협은행 허충회 CRO는 "시장금리 하락 지속으로 예금금리 하락보다 대출금리 하락 압력이 높은 상태"라면서 "이로 인해 하반기 NIM은 상반기 대비 0.02~0.03%포인트 하락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리하락기에 대비한 장기운용 비중 확대 및 단기조달 비중 확대 방향을 유지하며 포트폴리오 최적화에 나설 방침이다.


국민은행 서남종 CRO 역시 "최근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 등을 고려했을 때 NIM 하방압력이 약간 더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전년 대비 2bp(0.02%포인트) 하락 수준으로 방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를 대비해 각 은행들은 비이자이익·글로벌 부문 등의 사업을 확대해 수익을 낼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저비용성 자금조달을 확대하고 비이자이익·글로벌 부문 성장에 주력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해 대손비용을 감축하고, 다양한 조달수단을 검토해 NIM을 타이트하게 관리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우량자산을 늘리고, 디지털기술을 활용하는 등 다각화된 수익창출 기반을 마련해 대손비용을 줄일 방침이다.

국민은행은 저원가성 예금을 확대해 조달비용을 관리하고, 여신 프라이싱 정책도 고도화할 계획이다.

■불확실성 대비 리스크 관리↑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져 불안감이 커진 만큼 시중은행들은 하반기 보수적 경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먼저 국민은행은 미·중 무역전쟁 등 각종 무역분쟁 이슈 등을 고려해 올 4~5%였던 연간 여신성장 목표를 3%대로 소폭 하향 조정하고 건전성과 수익성에 중점을 둘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나은행 황효상 CRO 역시 "올 상반기에 대출자산을 적극 확대했다"면서 "하반기에는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를 감안해 자산증대 속도를 조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협은행 허 CRO는 "하반기 사업계획을 다소 보수적으로 설정했다"면서 "그러나 최근 일본 수출규제를 계기로 정부 정책에 부응해 시장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시중은행들은 하반기에 상반기보다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국민은행은 금융시장 변동성은 예상된 이슈였던 만큼 기존 리스크 관리방식을 유지하되, 하반기에는 신용·자산부채관리(ALM)를 강화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당장 리스크가 가시화되지 않은 만큼 현재까지는 기존 수립 목표나 리스크 관리 방향을 유지할 계획이다.

다만 신한은행 조재희 CRO는 "고객 수익률 보호를 위해 펀드, 주가연계펀드(ELF) 등에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리스크 관리 기법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접목해 은행 내외의 비정형화된 정보까지 활용해 좀 더 빠르고 정밀한 의사결정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나은행은 향후 불확실성이 커질 것을 대비해 전 분야에서 단계별 관리방안을 마련하고 모니터링하는 등 리스크 최소화에 주력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을 마련하고 위기상황 분석에 나서는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이종인 CRO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져 기업의 리스크 헤지 수요가 커질 수 있어 고객 니즈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관리할 예정"이라며 "빅데이터에 기반한 기업진단시스템과 조기경보시스템 등 첨단 리스크 관리시스템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상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다.
현재 리스크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리스크 대시보드(리스크 지표 모니터링시스템)'를 운영 중이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박지영 최경식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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