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인터뷰에서 '한일 경제전쟁' 자신감 배경 설명
-우리 대응 전략으로 'D램 우월적 시장 지배력' 강조
-우리 대응 전략으로 'D램 우월적 시장 지배력' 강조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사진)은 12일 일본의 경제보복과 관련해 "일본의 전략물자 중 우리에게 진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손 한 줌"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 차장은 이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이길 수 있다고 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한국을 배제했으나 당장 국내 경제에 미치는 타격은 크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차장은 "검토를 해 보니 전략물자가 일본에서 1194개가 된다"며 "이것을 자세히 살펴보니 우리한테 진짜 영향을 미치는 게 몇 개인가 봤더니 손 한 줌"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숫자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별거 아니라는 표현은 그렇지만 생각보다 그렇게 많지는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전방기업 보유'도 이유로 꼽았다.
그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조선, 이런 산업이 건재하기 때문에 부품·소재 중소기업들도 같이 살 수 있는 것"이라며 "우리가 이 상생 관계를 아직도 갖고 있기 때문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마우지 경제 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거듭 피력했다.
김 차장은 "다른 국가에서 LCD(액정표시장치)나 TV, 반도체나 휴대폰을 만들어도 우리의 부품·소재 핵심 장비를 만들어서 수출이 가능해야 된다"며 "우리가 지금 일본에 대해서 가마우지 덫에 걸려 있지 않느냐. 우리가 수출을 많이 할수록 일본 부품·소재를 갖다가 많이 쓰기 때문에"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과 기술이 국가 발전의 기본 원리"라며 "이 분야에 대해서 투자를 해야 되고 또 우리가 항상 연구·개발만 해서 시간이 많이 걸리니까 거기에만 의존할 수 없는 게 우리가 인센티브를 주어서 우리 기업들이 핵심 기술 분야에 기업들을 인수합병(M&A)를 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충분히 줘야 된다"고 역설했다.
김 차장은 이와 관련해 "예를 들어서 이번에 일본이 취한 보복 조치를 보면 반도체에 들어가는 화학 제품들"이라며 "가령 우리가 만약에 미국에 있는 유명한 다우케미칼 같은 회사를 인수했다고 하면 많은 문제가 풀리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김 차장은 우리 정부의 일본 수출규제 조치 대응 전략을 묻는 말에는 D램의 시장 지배력을 내세웠다.
그는 "우리의 D램 시장 점유율은 72.4%로, (이번 사태로) D램 공급이 2개월 정지되면 전 세계 2억3000만대의 스마트폰을 만드는 데 차질이 생긴다"며 "이런 카드가 옵션으로 있다"고 설명했다.
김 차장은 15년 전 노무현정부에서 한·일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깼던 일화도 전했다. 당시 김 차장은 FTA 협상 수석대표였다.
김 차장은 "부품·소재 분야와 핵심 장비 분야에서 일본과 비교했을 때 기술 격차가 너무 컸다"며 "일본이 부품·소재를 무기로 우리 경제를 얼마든지 흔들 수 있는 우려가 있었다"고 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한·일 FTA를 하면 제2의 한·일 강제병합이 될 것 같다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해 그것(한·일 FTA 협상)을 깼다"고 덧붙였다.
김 차장은 "관세를 제거해도 비관세 무역 장벽이 높아 애로사항이 많다"며 "한·일 FTA를 깬 뒤로 우리가 부품·소재 분야에서 기술력이 지난 10년간 16% 향상됐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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