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중국군, 홍콩서 10분거리 집결 '무력 투입' 압박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14 16:25

수정 2019.08.14 16:25

13일 오후 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대가 공항 내 카트를 쌓아 차벽을 이루며 대규모의 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13일 오후 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대가 공항 내 카트를 쌓아 차벽을 이루며 대규모의 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베이징=조창원 특파원】중국 인민해방군이 홍콩 시위 진압을 위해 선전에 집결해 즉각 무력 투입 가능성을 예고했다.

인민해방군이 홍콩 시위 진압에 투입될 경우 이는 홍콩 사태가 계엄령 선포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북경청년보 산하 위챗 계정인 정즈젠에 따르면 중국 동부 전구 육군은 자체 위챗 계정 '인민전선'을 통해 선전에서 홍콩까지 10분이면 도달할 수 있다며 홍콩 사태에 대한 개입 가능성을 강력 시사했다.

동부 전구 육군은 선전만 부근 춘젠 체육관에 군용 도색을 한 차량이 대거 대기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특히 10분이면 홍콩에 도착할 수 있으며 홍콩 공항에서 56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고 군 투입 가능성을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13일(미국 현지시간) 중국 정부가 병력을 홍콩과의 경계지역으로 이동시키고 있다는 정보기관의 보고를 받았다는 내용을 트위터에 올렸다.

군 투입이 가능한 명분도 분명히 제시했다. 홍콩 특구 기본법을 인용해 홍콩 특구가 통제불능에 빠질 경우 중국 중앙 정부가 비상을 선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중국 반테러법에 국가가 테러 조직을 단속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와 관영언론들이 연일 홍콩 시위대를 폭도에 이어 테러리스트로 몰아붙이는 것도 이같은 군 투입 명분쌓기와 맞물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중앙인민정부 홍콩 주재 연락사무소(중련판)은 이날 성명을 내고 시위대가 '평화·이성·비폭력'의 가면을 벗은 채 공항 운영을 마비시키고 홍콩의 국제적 명성을 훼손했다며 "이미 테러리스트들의 폭력 행위와 다를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중앙 정부는 전날도 홍콩 시위에 대해 "테러리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경고한 바 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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