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일본을 제치고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으로 성장할 줄 알았던 인도 자동차 시장이 지난 7월 19년 만에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이대로 가다가는 대량 실업을 피할 수 없다며 정부 차원의 즉각적인 감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타임스오브인디아(TOI)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자동차공업협회(SIAM)는 13일 발표한 자료에서 일반 승용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승합차를 포함한 비상업용 차량 판매량이 지난 7월 기준 20만790대로 전년 동기(29만931대) 보다 30.98% 줄어 9개월 연속 감소했다고 밝혔다. 월간 판매량이 이처럼 급락한 것은 지난 2000년 12월 이후 약 19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같은 기간 일반 승용차 판매량은 39.86%나 급감했다. 동시에 상업용 차량 판매량 역시 25.71% 줄었으며 이륜차 판매(16.82% 감소)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비상업용 차량 부문의 매출 감소는 기업을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시장 점유율 1위인 마루티 스즈키와 2위 현대자동차의 해당 부문 매출은 지난 7월에 각각 36.71%, 10.28%씩 줄었으며 인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마힌드라앤드마힌드라의 매출 또한 14.74% 감소했다.
미국 CNN은 이번 매출 급감에 대해 인도 내 안전 및 환경 규제 강화로 인한 가격 인상, 금융권의 대출 감소, 거시적인 경기 둔화를 원인으로 꼽았다. 비슈누 마투르 SIAM 사무총장은 이미 지난 2~3개월 동안 매출 부진으로 인해 자동차 제작사에서만 1만5000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었고 약 300곳의 판매점들이 문을 닫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는 이번 매출을 통계를 보고 급히 정책적인 지원안을 내놓아야 한다"며 이미 업계에서는 매출 확대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전부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투르 총장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추진한 지역별 통합 간접세인 상품서비스세(GST)를 언급하며 "업계가 살기 위해서는 임시로나마 GST 감면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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