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도 마찬가지였다. 김구의 굳센 항일 정신은 상하이를 거점으로 이어졌다. 그의 주변에는 대한민국임시정부 요인들과 그들 가족이 함께했다. 중국 상하이에서 시작된 해외 독립 투쟁 여정은 여러 지역을 거치면서 27년 동안 계속됐다. 하지만 대한민국임시정부 요인들이 펼친 정치·외교 활동과 일제 공습을 피해 최대한 몸을 숨기며 생활했던 고난의 흔적은 이제 거의 남아 있지 않다. 한국과 중국 역사 전문가 11명이 희미하게 남아 있는 김구와 대한민국임시정부 요인들, 그리고 가족들의 발자취를 샅샅이 더듬어 그들이 걸어간 항일 노정을 되밟았다. 그 길은 비록 꽃길이기보다는 진창길이었지만 김구와 대한민국임시정부 요인들, 그 가족들의 항일 정신과 독립을 향한 투지는 한결같이 드높았다.
'백범의 길: 임시정부의 중국 노정을 밟다'는 상하이에서 전장으로 이어지는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정치 활동과 피난 생활의 흔적을 쫓아간다. 무엇이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고 변했으며 또 사라졌는지를 확인해준다. 수많은 자료와 회고록, 여러 전문가·관계자·현지인 인터뷰를 통해 잘못 알려진 것도 바로잡았다.
두권으로 이뤄진 책 상권에는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김구와 대한민국임시정부의 활동상을 자세히 다뤘다. 하권에선 우한, 창사, 구이핑, 류저우, 충칭, 시안에 남아 있는 이들의 흔적을 담았다. 책은 기획에서 출간까지 꼬박 2년이 걸렸다. 한국과 중국 학자, 전문가 11명이 권역별로 답사하고 연구했다. 대한민국임시정부가 독립을 위해 흘린 피와 땀이 느껴지는 숭고한 기록물이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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