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 앞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은 광복절 74주년 맞이 집회를 앞두고 궂은 날씨에도 광장을 찾은 시민들로 북적였다. 하루 종일 비가 예정된 궂은 날씨에도, 교복을 입은 학생부터 비옷을 입은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집회를 준비 중이었다.
■ 궂은 날씨에도 '집회 분위기 고조'
15일 오전 10시께 서울광장 앞은 '일제 강제동원 문제해결을 위한 시민대회'를 앞두고 삼삼오오 짝을 맞춘 시민들이 집결하기 시작했다.
주최 측은 이날 서울광장 집회 인원을 2000여명으로 신고했으나, 비로 인해 광장은 예상보다 한산했다. 서울광장에는 주최측 인원 30여명과 행사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한 노래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반면 대한문 앞 등에서는 오후 1시30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가 예정돼 있어, 도로 하나를 맞이하고 서로 상반된 분위기를 풍겼다.
광장 주변부에는 교복을 입은 학생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시민들이 모여 행사가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행사 시간이 다가오자, 광장 주변에는 '법원판결 이행하라', '강제동원 사죄하라' 등의 피켓이 속속 등장하기도 했다.
이날 서울광장에서 진행되는 '시민대회'는 겨레하나, 민족문제연구소 등 10여개 단체로 구성된 '강제동원 문제해결과 대일과거청산을 위한 공동행동'에서 진행한다.
일본 정부의 강제동원 피해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이날 집회에는 신일철주금·미쓰비시중공업·후지코시 등에 의한 강제동원 피해자 등이 연단에 설 예정이다.
강제동원 피해를 겪은 이춘식 할아버지, 양금덕·김정주 할머니 등이 일제강점기 타국에서 겪은 아픔을 전달하고, 강제동원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들의 관심을 촉구할 예정이다.
■ 소녀상 앞은 日 취재진도
같은 시각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은 '경제침략 아베정부 규탄' 집회를 앞두고 시민단체들이 집결하기 시작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참가자들은 궂은 날씨에도 우비를 입은 채 집회를 준비했다. 'NO! 아베'가 적힌 스티커를 서로의 가슴에 붙여주고,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에게 스티커와 부채를 나눠주며 집회에 대한 관심을 요청했다.
집회를 돕기위해 나온 청년들은 태극기와 진관사 깃발, 광복군기 등을 깃발대에 끼워 넣는 등 일손을 도왔다. '일본은 강점기 잘못을 사과하고 보상하라, '일본 불매운동! 사지도 말고 팔지도 말자' 등이 적힌 현수막도 펼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일본 방송사들도 집회 준비 현장을 찾았다. 아사히방송, 니혼TV 등은 소녀상을 찍고 집회 참가자들을 인터뷰하며 현장을 배회했다. 일부 참가자는 "내가 왜 일본인들한테 인터뷰를 해주냐"며 분노하기도 했다.
광복절을 맞아 집회 현장을 방문한 가족들도 눈에 띄었다. '평화의 소녀상'과 사진을 찍기 위해 딸아이와 이곳을 방문한 최모씨(34)는 "아이에게 위안부의 아픈 역사와 광복절의 소중함을 알려주기 위해 아침부터 나왔다"고 말했다.
본 집회가 시작하자 참가자들은 손에 빨간색과 파란색, 검은색 페인트를 묻혀 태극기 모양을 찍어 만드는 등 퍼포먼스를 펼쳤다. 지방 참가자들이 탑승한 관광버스도 속속들이 도착했다. 이번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약 1500명이 참가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도심 일대에서 진행되는 광복절 집회에 대비하기 위해 140개 중대, 총 1만여명의 경찰력을 동원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사소한 일에도 자극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경찰력으로 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 강현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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