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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에 수출 줄었지만 중계무역은 두달째 늘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15 16:19

수정 2019.08.15 17:32

5월 9% 이어 6월 6.6% 증가
스마트폰 판매 호조 영향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수출은 올 들어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대로 감소 중이지만 우리나라 기업들의 중계무역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기업들이 무역장벽을 넘기 위해 우회전략으로 해외 생산을 선택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특히 스마트폰 부문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중계무역 순수출은 10억70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6.6% 늘었다. 지난 5월(전년동기 대비 9.0% 증가)에 이어 2개월 연속 증가세다.


중계무역 순수출 흐름은 수출이 급감하기 시작한 지난해 12월부터 마이너스 성장을 시작해 지난 4월까지 5개월 연속 역성장을 이어갔다.

중계무역은 해외 현지법인이 생산한 완제품을 사들인 뒤 국내로 반입하지 않고 현지나 제3국에 파는 무역형태다.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여러 지표 중 하나다.

중계무역 증가는 전체 수출 흐름과는 다른 양상이다. 우리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6월까지 7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 중이다. 수출 부진에도 중계무역은 반등에 성공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중계무역 활성화는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와 관계가 깊다. 보호무역으로 관세와 같은 교역장벽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이 현지에 생산시설을 구축해야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베트남에 대규모 생산단지를 조성해 운영 중이다. 기아차가 2016년 멕시코에, 한국타이어가 2017년 미국 테네시주에 생산공장을 설립한 바 있다.

특히 전체 중계무역 순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스마트폰의 수출 호조가 수치 개선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발표자료에 따르면 지난 2·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7630만대를 출하하며 점유율 22.3%로 1위에 올랐다. 지난해보다 2%포인트가량 점유율이 확대됐다.

삼성전자에서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무선사업부도 지난 2·4분기 매출은 24조27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 증가했다. 지난 2·4분기 중계무역 순수출도 32억60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4.1% 증가해 이와 비슷한 추이를 나타냈다.

현재의 중계무역 순수출 확대가 기조적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은 관계자는 "중계무역 순수출 관련 품목이 스마트폰과 전자제품 등인데 이들 제품이 전년동기와 비교해 늘어난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도 "중계무역 순수출 흐름은 계속 변동이 있을 것으로 본다.
전체 수출이 감소하면 중계무역에도 영향을 준다"고 전했다.

다만 중계무역 순수출을 우리 경제에 긍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는 지적도 있다.
기업들이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기게 되면 반대급부로 국내 생산은 감소하고 생산 감소는 투자 위축과 고용 및 소득 감소로 연결된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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