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주가 방어 ‘자사주 매입’ 약발 통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15 17:27

수정 2019.08.15 17:27

자사주 매입 밝힌 이마트·광전자
공시 뒤 주가 5.21%·2.7% 올라
주가 방어 ‘자사주 매입’ 약발 통했다
증시 급락에 주가 방어를 위한 자사주 매입이 이어지고 있다. 자사주 매입은 단기적으로 투자심리를 끌어올리는 데는 효과가 있지만 본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반짝 이벤트에 그친다. 그럼에도 어려운 증시 여건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시도로 해석된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달 들어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상장사는 이마트와 광전자, 현대백화점, 아이큐어, 대화제약, 상상인 등 6곳이다.

지난 13일 나란히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힌 이마트와 광전자는 공시 이후 14일까지 주가가 각각 5.21%, 2.70% 올랐다.
현대백화점은 자사주 매입 공시 이후 1.15%, 아이큐어는 13.01%, 대화제약도 13.24% 상승했다. 상상인이 나홀로 33.33% 급락한 것을 제외하면 전부 오른 셈이다.

이마트는 주가 안정화를 위해 오는 11월 13일까지 95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장내에서 사들이기로 했다. 할인점 매출 부진과 신선식품 경쟁 심화로 실적 부진에 시달렸던 이마트는 지난해 2월 이후 주가가 꾸준히 약세였다. 지난해 초 30만원대였던 주가는 최근 11만대로 급락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산유동화 조치와 함께 자사주 취득 공시는 단기 주가흐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자사주 취득은 상장 후 8년 만에 처음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 규모가 전체 발행주식의 3.23%로 크기 때문에 주주가치 제고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백화점도 지난 8일 162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공시했다. 11월 8일까지 장내에서 매수한다. 현대백화점 역시 업황 악화로 들쑥날쑥한 실적을 내면서 주가가 지난 3월 하순 연중 고점(종가 기준 10만6000원)을 기록한 이후 33.87% 급락했다.

반면, 이달 6일 1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공시한 상상인은 자사주 매입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6~7일 주가가 24.92% 16.80% 급락했고, 8일 13.46%과 9일에는 5.93% 반짝 반등했지만 14일 다시 7.11% 떨어졌다. 공시 이후로 보면 주가가 되레 후퇴한 것이다. 상상인은 현저한 시황변동(주가급락)과 관련한 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지난 8일 "신중히 검토했으나 공시할 중요한 정보는 없다"고 답변했다.

물론 자사주 매입이 소각으로 이어지지 않거나 본업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큰 효과를 내기 어렵다.
그러나 대내외 증시 환경 악화로 상승 동력이 고갈된 상황에서는 단비로 작용할 수 있어 상장사들이 주가부양에 비교적 신속하게 활용할 수 있는 카드로 꼽힌다.

금융당국은 최근 시장 점검 회의를 열고 자사주 매입 규제 완화, 증권유관 기관 및 기관투자자의 역할 강화, 공매도 규제 강화, 일일 가격제한폭 축소 등을 증시 대책 방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 규제 완화는 중장기적인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른 국가에 비해 주주환원 정책이 강하지 않고 밸류에이션이 낮은 한국증시에 변화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map@fnnews.com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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