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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민간자격증 '우후죽순'…실효성은 '글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23 16:26

수정 2019.08.23 16:26

블록체인 자격증 7개…전문가·관리사·지도사 등 제각각 업계 "교육·응시료 등 단순 수익모델 전락할수도" 우려 "민간자격증 되도록 허용…기관검증 현실적으로 어려워"

금융, 의료, 정보기술(IT) 등 산업전반에 블록체인 기술 도입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기업들의 블록체인 인력 수요가 늘어나면서 민간 블록체인 자격증들도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블록체인 업계는 “자격증을 발급해주는 기관들의 공신력을 검증할 수 없는 경우도 있고, 전문성을 보장하는 자격증도 아니어서 실제 채용에서 고려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으고 있어 실제 실효성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23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따르면 블록체인 관련 민간자격증은 현재 총 7종이다. 이들은 각각 다른 자격관리기관에서 발급하는 블록체인 민간자격증으로 블록체인전문가, 블록체인관리사, 블록체인기술지도사, 블록체인분석전문가 등으로 구성돼 있다.


■협회 단위 블록체인 민간자격증 ‘우후죽순’


한국블록체인산업협회에서 발행하는 '블록체인관리사' 민간자격증 견본./ 사진=한국블록체인산업협회 갈무리
한국블록체인산업협회에서 발행하는 '블록체인관리사' 민간자격증 견본./ 사진=한국블록체인산업협회 갈무리

한국블록체인산업협회는 지난달 블록체인관리사 자격시험 시행공고를 내고, 시험응시자를 모집했다.

해당 자격시험은 2급과 3급 총 두개 등급으로 나뉘어 시행되고 있으며, 블록체인 및 분산원장 개론, 블록체인 응용, 사물인터넷 등 필기과목과 프로그램 작성 같은 실기과목으로 구성돼 있다.


협회는 2급 실기시험 대비를 위한 자체 교육프로그램도 마련해 놓고 있다. 시험 응시자가 해당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해 하루 약 6시간 가량 교육을 듣고 필기시험과 프로그램 작성 실습시험을 통과하면 블록체인관리사 2급 실기시험을 면제받을 수 있다. 시험공고에 따르면 해당 프로그램에 필요한 교재는 협회장이 저자로 있는 수험서다. 다만, 협회는 교육 프로그램이 의무는 아니라고 기재하고 있다.


협회는 블록체인관리사 자격증 활성화를 위해 협회 회원사와 채용협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회원사 신규직원 채용 시 블록체인관리사 자격증 소지자에 한해 채용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는 것. 이에 대해 한 회원사 관계자는 “협회로부터 협조요청 공문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기업 차원에서 따로 자격증에 대한 가산점 부여 등 객관적 수치를 마련하진 않았다”고 답했다.


한국블록체인산업협회측은 “블록체인 관리사 자격증은 협회 회원사 취업우대조건에 분명히 명시돼 있는 사항”이라면서 “시험 출제자도 각 과목마다 3명씩 자격운영 기준에 충족하는 출제위원이 직접 문제를 내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밖에도 한국표준협회와 한국정보산업연합회 등이 현재 블록체인전문가 자격발급기관으로 등록돼 있는 상태다. 한국표준협회측은 “기업에서 실제 필요로 하는 블록체인 직무수행을 위한 블록체인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지난 4월 자격증 신청승인을 받은 상태”라며 “현재 교육과 시험, 자격증 발급을 위한 내부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간자격증 등록 쉬운 편…총 3만개 넘어”


이처럼 블록체인 관련 민간자격증이 범람하는 이유에 대해 업계는 자격발급기관의 전문성을 검토할만한 마땅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민간자격증 등록 및 발급 기관인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측은 “민간자격증 운영취지는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에서 인력을 적재적소에 원활히 수급할 수 있도록 민간에 권한을 부여한 것”이라며 “해당 자격증이 법률상 금지분야가 아니면 되도록 허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블록체인 관련 민간자격증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역시 민간자격증 등록절차가 까다롭지 않다는 입장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민간자격등록 기준은 국가공인자격증과 명칭이 중복되지 않는지, 또는 해당 자격분야가 각 부마다 법률로 정한 금지분야에 포함되는지 등 총 2가지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측은 “민간자격증은 ‘허가제’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라 밝혔다.


그러나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실제 블록체인 업계에서 가장 필요한 인재는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지원자의 경험과 능력”이라며 “블록체인을 관리한다는 개념은 다소 모호하다”며 “아직 업계에서는 자격증을 취업의 기준으로 고려하는 업체는 사실상 없다”고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srk@fnnews.com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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