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폐사율 100%에 이르는 돼지 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국내 방역이 뚫렸다. 17일 경기 파주시의 한 돼지농가에서 ASF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했다. 방역 당국은 물론 양돈농가에도 초비상이 걸렸다. 북한으로 부터 유입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당국은 현재 정확한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이다. 또 ASF 위기경보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이날부터 48시간 동안 전국 돼지농장 등을 대상으로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발령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경기도 파주시의 한 돼지농장에서 ASF가 공식 확인됐다고 이날 밝혔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전날 오후 6시 이 농장에서 어미돼지 5두가 폐사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농림축산검역본부 정밀 검사 결과, ASF 양성으로 확정됐다"고 설명했다.
ASF는 한번 감염되면 백신이나 치료약이 없어 폐사율이 100%에 이른다. 가축 전염병으로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
ASF에 감염된 돼지 및 돼지 생산물의 이동, 오염된 남은 음식물의 돼지 급여, 야생멧돼지 등을 통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잠복기는 3일에서 최장 21일이다.
농식품부는 즉각 초동 방역팀을 투입, 이 농장에 대한 긴급 방역 조치를 실시했다. 또 발생 농가와 농장주 소유 2개 농장 3950두에 대한 살처분 조치도 이날 중 완료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현재 검역본부 역학조사반을 현장에 파견, 발생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 농장의 반경 3km 이내 위치한 양돈 농가는 없으며, 반경 10km 이내 양돈농가는 19호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이 농가는 북한과는 불과 10km 밖에 떨어지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북한으로 부터 유입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북한은 지난 5월 30일 ASF가 처음 발생했다.
농식품부는 거점소득시설(16개소)과 통제초소(15개소)도 운영해 축산차량에 대한 소독 조치를 강화키로 했다. 경기도에서 타 시·도로 돼지 반출을 일주일간 금지하는 긴급 조치도 취했다.
이날부터는 전국 6300개 양돈 농가의 일제소독과 의심 증상 발현 여부 등 예찰 조사도 실시키로 했다.
아울러 남은 음식물의 양돈 농가 반입을 전면 금지하고, 환경부 등 관계부처와 협력해 접경 지역 14개 시군의 야생 멧돼지 개체수도 조절할 계획이다.
김 장관은 "ASF는 인수공통전염병이 아니며, 시중에 유통되지 않기 때문에 국민들은 국산 돼지고기를 안심하고 소비해 주시길 바란다"며 "과감하고 신속한 방역 조치를 통해 ASF가 조기 종식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ASF는 지난해부터 중국과 베트남, 미얀마 등 아시아 주변국에서 확산되는 추세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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