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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연말 임원인사 확대하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17 18:30

수정 2019.09.18 10:06

취임 첫 인사땐 모두 유임했지만
한상범 LGD 부회장 퇴진 계기로
대표·본부장급 대폭 물갈이 관측
구광모, 연말 임원인사 확대하나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전격 퇴진하면서 올 연말 LG그룹 정기인사 태풍의 신호탄이 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안정적 인사 기조를 유지해온 LG가 구광모 회장 (사진)체제 2년 차를 맞으면서 본격적인 인사쇄신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를 7년간 이끌었던 한상범 부회장이 지난 16일 돌연 사퇴를 표명하면서 LG 내부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LG 계열사 한 임원은 "LG디스플레이가 액정표시장치(LCD) 사업 부진으로 경영악화가 2년째 이어졌지만 한 부회장 체제에서 LG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대표 기업으로 올라선 게 사실"이라며 "최근 독일 국제가전전시회(IFA) 출장도 다녀오는 등 왕성한 경영활동을 했는데 솔직히 뜻밖"이라고 말했다.

LG 내부에서는 한 부회장이 먼저 사의를 밝혔다는 점에서 용퇴라는 시각이 있지만 그룹 최고 수뇌부가 이를 조기 수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영부진에 따른 '수장 교체'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한 부회장이 최근 고민 끝에 그룹에 사의를 밝혔고, 구광모 회장이 이를 받아들였다는 게 LG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 때문에 구 회장이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의 중도 교체를 단행할 만큼 취임 2년차인 올해 정기인사에서 대대적인 인적쇄신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해 6월 말 취임한 이후 첫 정기인사에서는 쇄신보다는 안정을 택했다.
상무급 신규 임원 승진자가 134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지만, 외부에서 영입한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을 제외하고는 주요 계열사 부회장급 대표들이 모두 유임됐다. 사장급 승진도 단 1명에 그쳤다. 대신 그룹 컨트롤타워인 지주사의 팀장급 임원을 전면 교체하며 친정 체제 구축에 방점을 찍었다.

LG 계열사 관계자는 "지난해는 갑작스런 경영승계로 구 회장이 정기인사에 충분히 관여할 만한 여유가 없었던 게 사실"이라며 "올해는 대내외적으로 LG의 총수 이미지를 굳힌 만큼 계열사 전반의 인적 쇄신에 직접 나설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 부회장을 시작으로 경영부진이나 성장정체에 빠진 계열사 대표나 본부장급 임원들을 대상으로 물갈이 인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LG가 SK와의 배터리 분쟁, 삼성 8K TV 공세 등 그동안 수동적이던 이미지와 달리 공격적인 태세 전환을 보이는 것도 구 회장 체제 안정화에 따른 변화"라며 "올 연말 LG의 정기인사에 재계의 이목이 쏠리는 이유"라고 했다.


한편, LG는 하반기 계열사별 사업보고회가 마무리되면 이를 반영해 매년 11월 말을 전후해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한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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