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단독] 우리銀, DLF 본격 판매 앞두고 자산상품평가 배점 더 높였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19 17:53

수정 2019.09.20 22:16

DLF 본격 판매 직전 펀드/신탁 등 평가배점 높여 
비이자이익 등 수익성 고배점 대비 고객수익률 배점 극히 저조 
실적쌓기 위한 무리한 상품판매 조장 지적 
내년 1분기, 고객케어지표 신설 및 고객수익률 배점 확대 등 개선책 내놓을 방침  
[단독] 우리銀, DLF 본격 판매 앞두고 자산상품평가 배점 더 높였다
[파이낸셜뉴스 최경식 기자]
우리은행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의 본격적인 판매 직전에 KPI(성과평가지표)의 자산관리상품 평가 배점을 기존 50점에서 60점으로 더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된 비이자이익 100점 등 총 수익성 평가배점은 410점인 반면 고객수익률 배점은 20점으로 극히 낮았다. 수익성 위주 성과평가로 DLF 사태가 야기됐다는 지적이 나옴에 따라 우리은행은 향후 고객수익률 배점을 최소 40점 이상으로 높이고, '고객케어지표' 신설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19일 파이낸셜뉴스가 입수한 올해 우리은행 영업점 KPI 주요 내용을 보면, 전략지표 중 자산관리상품(펀드/신탁, 방카슈랑스) 평가 배점은 총 60점이다. 지난해 평가배점은 50점이었는데, DLF 판매가 본격화하기 직전인 올 1월부터 배점을 더 높인 것이다.
이와 관련한 비이자이익 평가배점은 100점이고, 위험조정영업수익·이자이익 등을 포함한 총 수익성 배점은 410점에 달한다. 반면 고객수익률 평가 배점은 20점에 불과하다. KPI의 총 배점은 1000점이다.

이러한 지나친 수익성 위주 평가배점이 실적쌓기를 위한 무리한 판매를 조장해 DLF 사태가 터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하반기 펀드/신탁 등 자산관리상품 진도율은 40.1%로, 다른 평가항목 진도율에 비해 높다. 은행권 관계자는 "비단 우리은행만이 아닌 은행권 전반적으로 KPI는 고객을 염두에 둔 사항은 거의 전무하다고 보여진다"며 "은행권 입장에선 수익성 및 비이자이익 강화 기조 등을 신경쓸 수밖에 없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고객관리에 대한 평가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우리은행은 현행 KPI를 손질할 계획이다. 하반기 KPI 내용은 이미 나왔기 때문에 내년 1분기에 새롭게 개선된 KPI를 내놓겠다는 목표다. 우선 현재 20점인 고객수익률 평가배점을 최소 40점 이상으로 높이고, 비이자이익을 포함한 수익성 및 자산관리상품 배점은 10~20점 낮출 방침이다.

사후 고객관리 방안인 '고객케어지표'도 별도 신설한다.
이는 경기변동 상황에 맞춰 고객자산관리를 얼마나 유연하게 리밸런싱(재조정) 하는가를 평가지표에 넣겠다는 것이다. 또 경기가 매우 안 좋은 특정시기에 한해 수익성 및 상품 판매 등 성과평가를 대폭 완화하는 방안과 한 유형의 펀드에 단독 투자만이 아닌 여러 유형의 펀드에 분산 투자를 적절히 유도하고 있는지 등을 평가하는 포트폴리오 분산 투자 여부와 같은 세부적인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리스크를 감안해 사전·사후에 고객 관리가 용이한 다양한 방안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며 "객관적인 지표에서만이 아닌 은행의 영업 관행 및 인식의 근본적인 변화도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