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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침묵에… 南은 돼지열병, 쓸쓸한 9·19공동선언 1주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19 18:09

수정 2019.09.19 18:09

1년전 군사합의 등 다양한 남북교류 방안을 담은 9·19 평양공동선언이 1주년을 맞았지만 우리 정부는 단독으로 행사를 개최하고, 북측은 단 한줄의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특히 우리측 기념행사도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으로 기존 계획보다 대폭 축소됐다. 떠들썩했던 1년 전의 기대감은 빛이 바랜 채 사실상 후속 성과가 전무한 채 썰렁한 1주년을 맞은 셈이다.

19일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1주년 기념식에서 "평양공동선언을 실질적으로 이행해 나가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정착의 완성을 끝까지 견인하겠다"고 운을 뗐다. 이어 "북미 실무협상에서 좋은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미국 측과 긴밀히 협력하고 남북 간 대화와 소통의 채널도 항상 열어 두겠다"고 말했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백악관 국가안전보좌관이 슈퍼 매파였던 존 볼턴에서 로버트 오브라이언으로 교체된 것을 거론하며 "하노이 회담의 노딜 사태와 같은 일은 이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남북관계도 긍정적으로 새 출발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행사는 도라산역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파주에서 ASF가 발병하며 급하게 장소가 바뀌었다. 최근 남북관계의 경색국면을 감안해 남측 단독행사로 준비했던 데다 ASF까지 겹치며 결국 쓸쓸한 1주년을 맞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행사에 별도의 축하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다.

특히 북한은 1주년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북한의 공식매체와 선전매체들은 관련 기사들을 전혀 다루지 않고 있고 1주년을 맞은 19일에도 관련 논평이나 반응조차 없었다.

로동신문은 제14차 전국교원대회를 정리하는 사설과 G7 정상회의에 관한 정세론 해설을 게재했고, 조선중앙통신은 송림김치공장이 준공됐다는 소식 정도만 전했다.
지난해 9·19 공동선언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민족의 화해단합과 평화번영의 새로운 전성기를 열어나가는데 중요한 이정표'라며 극찬했던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전민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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