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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돼지열병 뚫린 김포 '망연자실'..긴급방어선 구축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24 15:36

수정 2019.09.24 15:36

[파이낸셜뉴스] 【김포(경기)=이설영 기자 전민경 인턴기자】 24일 경기도 김포시 통진읍에 위치한 대한한돈협회 김포지부 앞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을 예방하기 위한 동물용 의약외품 상자들이 가득 쌓였다.

파주에서 처음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산으로 한강 이남이 뚫리면서 추가 발생을 위한 의약품들이 긴급 공수된 것이다. 국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지난 17일 파주에서 처음 신고가 들어와 확진을 받은 뒤 연천을 거쳐 지난 23일 김포 통진읍의 한 농가에서 확진을 받았다.

24일 경기도 김포시 통진읍 소재 대한한돈협회 김포지부 앞에 아프리카돼지열병 예방용 동물용 의약외품 상자들이 가득 쌓여있다. 사진=전민경 인턴기자
24일 경기도 김포시 통진읍 소재 대한한돈협회 김포지부 앞에 아프리카돼지열병 예방용 동물용 의약외품 상자들이 가득 쌓여있다. 사진=전민경 인턴기자
이날 찾은 대한한돈협회 김포지부는 전날 이 지역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입구에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예방용 소독제인 '버콘S', 돼지의 면역력을 높여 수태율을 향상시키는 '코미 토코비타' 등 의약외품이 든 상자들이 가득 쌓였다.


이 곳에서 만난 관계자는 외부인과 접촉을 꺼리며 "열심히 안 퍼지도록 예방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상인들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한강을 넘어 발생했다는 것에 대해 크게 우려했다. 앞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수도권 남부를 포함해 국내 최대 양돈단지인 충청지역까지 퍼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24일 김포시 통진읍 소재 한 마트의 정육코너가 한산하다. 사진=전민경 인턴기자
24일 김포시 통진읍 소재 한 마트의 정육코너가 한산하다. 사진=전민경 인턴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 세번째 발병지 김포시 통진읍의 시장 골목에서는 이번 사태로 인한 대규모 피해를 걱정하는 상인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E정육점 사장 A씨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강을 넘어 왔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충남에 돼지가 엄청 많은데 그쪽으로 번질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A씨에 따르면 지난 23일부터 돼지고기 각 부위의 한근 가격이 1000원 이상씩 올랐다.

돼지고기 가격이 오른 것은 근처 대형마트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면 수입산 돼지고기, 닭고기 등 대체식품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가 줄 수 밖에 없고 이는 유통가의 피해로 이어진다.

N마트 정육코너 직원은 "어제는 삼겹살 100g이 2300원이었고 오늘은 2500원으로 올랐다"며 "국내 돼지고기 공급이 줄어들고 미국산이나 닭고기 소비가 많아지면 이 가격도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각 유통매장은 돼지고기를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수급하느냐에 따라 가격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될 경우 이 또한 방패막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L마트 부점장은 "우리는 남쪽에서 올라오는 돼지를 주로 파고 있다"며 "명절 지나서 매출이 주춤하긴 하지만 아직 영향은 없는데 앞으로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하니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돼지고기를 주요 식재료로 활용해 장사를 하는 외식업체 주인들은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족발집 주인은 "이 지역에서 발병했다고 해서 바로 판매가 줄진 않겠지만 계속 방송에 계속 나오면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 삼겹살 가게 사장도 "돼지 값이 오른다고 해서 손님들에게 받는 돈을 올릴 순 없지만 앞으로 상황을 봐가면서 정해야 할 것 같다"고 걱정했다. ronia@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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