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동맹 약화 우려 불식
北 제재 기조 유지 공감대
금강산·개성은 다루지 않아
北 제재 기조 유지 공감대
금강산·개성은 다루지 않아
■"한·미 동맹은 동북아 안보 핵심축"
23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 뉴욕 인터컨티넨탈바클레이 호텔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취임 후 9번째, 올들어 세번째 한·미 정상회담을 가졌다. 65분간 진행된 이날 회담에서는 한·미 동맹의 지속적이고 상호호혜적 발전방안,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 방안, 지역내 협력 강화와 상호 관심사안 등이 다뤄졌다.
한·일 지소미아 종료로 촉발된 갈등을 의식한 듯 청와대는 "양 정상이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및 안보의 핵심축으로 한·미 동맹은 흔들림이 없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두 정상이 양국의 경제관계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는 상호 호혜적 방안으로 심화·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전했다.
다만 최근 한·미 동맹 약화를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는 한·일 지소미아 종료 문제는 논의 대상에 오르지 않았다.
지난 달 청와대가 한·일 지소미아를 더 이상 연장하지 않겠다고 발표하자 백악관 안팎에서는 불만 섞인 발언이 쏟아지기도 했다. 굳건한 한·미 동맹 강화와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를 위한 한·미 간 공조에 자칫 이상균열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한·미 정상 간 사전 공감대 형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청와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에도 "무슨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며 원론적인 반응을 보인 바 있다.
■북·미 대화 재개 '촉진자' 역할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서는 조만간 열릴 예정인 북·미 실무협상이 실질적 진전을 이뤄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양 정상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합의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재확인하며 앞으로 열릴 실무협상이 3차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도록 실질적 진전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논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두 정상은 북한에 대해 무력을 행사하지 않고 비핵화 시 밝은 미래를 제공한다는 기존의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합의를 기초로 협상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 문제의 실질적 진전을 이루고자 하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북·미 실무협상에 앞서 지난 20일(현지시간) 만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 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 외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싱가포르 합의의 실질적인 진행방침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 북한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고, 이 관계를 이끌어가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구체적인 북한의 비핵화 방식은 논의 테이블에 오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말 북·미 간 실무협상을 앞두고 북·미가 서로 '새로운 계산법'을 내세워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는 상황에서 굳이 비핵화 방식 등이 포함된 새로운 카드를 미리 내밀 필요성이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구체적인 비핵화 방식이나 상응조치의 얼개를 공개하는 것이 자칫 북·미 간 실무협상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깔렸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남북관계 개선의 상징인 '금강산관광' 및 '개성공단' 재개 문제도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다만 양 정상 간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 북한에 대한 제재 기조는 유지돼야 한다는 '원칙적 입장'에는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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