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5G기술 독점사용권 美 기업에 제공할 용의 있다"

런정페이 회장 "공정한 경쟁 유도"

중국의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가 미국의 기업에게 5G 기술을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2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화웨이의 창업자인 런정페이 회장은 이날 중국 선전의 화웨이 본사에서 진행된 CNBC의 방송에 출연해 미국의 기업들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 경쟁사들과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5G 기술을 독점적으로 라이선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5G 기술은 더 빠른 데이터 속도와 더 많은 대역폭을 제공해 증가하는 웹 트래픽을 전송하는 차세대 고속 모바일 기술이다. 화웨이는 5G 인프라 개발의 주역 중 하나로 꼽힌다.

런 회장은 "유럽과 일본, 한국의 기업들은 이미 5G 개발에 필요한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미국의 기업들은 이러한 기술을 갖추고 있지 않다"며 "이에 독점 사용권을 받을 기업은 미국 기업이 되어야 하며 우리의 라이선스를 가진 기업은 전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자사의 독자적인 5G 기술인 소스 코드를 비롯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검증, 생산, 제조 노하우를 제공할 용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기술 라이선스를 통해 화웨이가 새로운 수익원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CNBC는 현재 미국 정부가 화웨이 및 자회사를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블랙리스트에 올려놓고 있어 런 회장의 바람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5월 화웨이를 블랙리스트 기업으로 지정하고 미 기업과의 거래가 사실상 금지시켰다.

또 미국 정부는 동맹국들에 화웨이 장비가 스파이 활동에 이용되며 안보 위협을 제기할 수 있다면서 화웨이 사용 금지를 요구했다.

한편 미국 정부의 압박에도 화웨이는 전 세계 통신사들과 지속적으로 거래를 하면서 50여 건 이상의 5G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런 회장은 "미국이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포함시키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mail]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