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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하나銀 DLF 5건 중 1건 불완전판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01 15:45

수정 2019.10.0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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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본점 차원 독려 있었다
[파이낸셜뉴스]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우리·하나은행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을 전수 점검한 결과 5건 중 1건이 불완전판매로 드러났다.

이들 은행은 본점 차원에서 직원들에 수수료 수익이 높은 DLF 판매를 독려했고, 직원들은 핵심성과지표(KPI) 점수가 높다는 이유로 적극 판매했다. DLF 설계·제조·판매 전과정에서 총체적 부실이 드러나 잔액 6723억원(9월 25일 기준) 중 손실규모가 3513억원(예상손실률 52.3%)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DLF 관련 중간 검사결과, 우리·하나은행 3954건 DLF 계좌 판매서류 전수 점검에서 불완전판매 의심사례가 20% 내외(잠정치)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은행 2개사(우리·하나은행), 증권 3개사(IBK증권·NH투자증권·하나금융투자), 자산운용사 5개사(유경·KB·교보·메리츠·HDC자산운용)를 대상으로 한 달 이상 합동 현장검사를 실시한 결과다.


향후 분쟁조정 등을 거치면 불완전판매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불완전판매 의심사례는 △설명의무 위반 △투자자 성향 파악의무 위반 △무자격자 판매 △고령투자자 보호 절차 위반 등이다. 금감원측은 "투자자 확인서에 자필로 '설명을 듣고 이해하였음'이 누락·대필 기재됐고, 고객 내방없이 신분증 사본을 이용해 펀드를 개설하기도 했다"며 "투자자 성향분석시 고객 체크 내용과 다르게 입력되는 등 판매서류가 사후 보완되고, 무자격 직원이 유자격 직원을 대신해 판매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은행들은 수수료 수익이 높은 DLF 판매에 열을 올렸고 내부통제 기능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독일국채 DLF 수익은 금융사 수수료 수익이 투자자에 제공되는 수익보다 2배 이상 높았다. 금융사 수수료 합계는 6개월 기준 4.93%, 손실없이 만기시 투자자에 제공되는 약정수익률은 2.02%였다. 이같은 무리한 판매는 은행 내부 핵심성과지표(KPI)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하나은행 영업점 핵심성과지표는 DLF 등 비이자수익 배점이 타 시중은행 대비 매우 높았고, 소비자보호 배점은 낮았다. 특히 프라이빗뱅킹(PB)센터 비이자수익 배점은 20% 이상으로 경쟁은행 대비 2~7배 높은 수준이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 경영계획에서 매년 수수료 수익 증대 목표나 DLF 판매 목표를 상향 제시하고, 은행 본점 차원에서 일 단위로 영업본부 등에 실적 달성을 독려했다"고 밝혔다.
우리·하나은행은 내규에는 고위험상품 출시때 상품선정위원회 승인을 얻도록 규정했지만, DLF 판매상품 99%는 상품선정위 승인을 거치지 않았다.

김동성 금감원 부원장보는 "증권사, 자산운영사 등 모든 참여자가 아무도 경고를 하지 않았다"면서 "판매자인 은행도 내부 상품선정위원회 위원장이 부서장, 위원은 부서 실무자급으로 낮게 선정돼 힘을 얻기 어려운 구조였다.
상품선정위원회 자체도 제대로 운영이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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