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수십년 걸리는 신소재 개발을 AI로 시간 단축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07 10:25

수정 2019.10.07 10:25

KAIST, AI 기반 알고리즘 통해 4종의 신물질 발견
인공지능을 활용해 원하는 물리적 성질을 갖는 신소재를 역설계하는 기술을 개발한 KAIST 정유성(왼쪽) 교수와 1저자로 참여한 노주환 박사과정. KAIST 제공
인공지능을 활용해 원하는 물리적 성질을 갖는 신소재를 역설계하는 기술을 개발한 KAIST 정유성(왼쪽) 교수와 1저자로 참여한 노주환 박사과정. KA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알고리즘을 통해 수만개의 물질을 학습시킨 뒤 AI를 통해 원하는 물리적 성질을 갖는 소재를 역설계하는 방식으로 4종의 신물질을 발견했다. 향후 신소재 개발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EEWS대학원 생명화학공학과 정유성 교수 연구팀이 인공지능을 활용해 원하는 물리적 성질을 갖는 신소재를 역설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현재까지의 신소재 개발은 화학적 직관과 실험적 시행착오를 통한 방법으로 개발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어 소재 개념화에서부터 상용화에 걸리는 시간이 평균 30년 정도 걸린다.

정 교수 연구팀은 AI 기술과 슈퍼컴퓨터 활용을 융합해 소재 개발을 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는 새로운 소재 역설계 방법을 개발했다.
정 교수팀이 개발한 소재 역설계 방법은 기계(알고리즘)로 기존의 수만개 물질과 그 물질들이 갖는 물리적 성질을 학습하게 한 후, 원하는 물질을 AI 기반 알고리즘이 역으로 생성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신소재 역발견 모델은 AI 모델의 한 종류인 생성모델을 이용한 것으로, 생성모델은 이미지 및 음성 처리에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수천명의 얼굴들을 기계로 학습하게 해 새로운 사람의 얼굴을 생성해 내는 AI 기법이다.

연구팀은 이미지 생성에 주로 쓰이는 생성모델 기반의 AI 기법을 알려지지 않은 무기 고체 소재를 생성하는 데 최초로 적용했다. 특히 기존의 생성모델을 고체 소재에 적용하기 위해 역변환이 가능한 3차원 이미지 기반의 표현자를 도입함으로써 현재까지의 소재 역설계 모델의 한계를 극복했다.

연구팀은 개발된 소재 역설계 기법을 새로운 바나듐 산화물 결정구조를 예측하는데 적용했다. 이 학습 과정에서 기존에 알려진 물질을 제외해 학습하더라도 제외된 물질들을 역으로 재발견할 수 있음을 확인해 개발 모델의 타당성을 검증했다.

최종적으로 개발된 모델을 통해 학습된 연속 잠재공간을 다양한 방법으로 샘플링하고 역변환 함으로써 기존에 존재하지 않는 전혀 새로운 바나듐 산화물 결정구조를 예측할 수 있었다.

정유성 교수는 "이번 연구는 원하는 물리적 성질을 갖는 무기 고체 소재를 역으로 설계하는 방법을 데이터 기반 기계학습으로 최초로 보인 예로, 향후 다양한 응용 분야의 신소재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노주환 박사과정이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셀 (Cell)' 자매지 '매터(Matter)' 10월 2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 성과는 한국연구재단,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기술평가원, 그리고 KISTI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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