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8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국내경제를 보면 수출과 설비투자가 부진한 가운데 소비 증가세도 다소 둔화됐다'며 이 같이 밝혔다.
먼저 이 총재는 세계경제는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양호한 성장흐름을 유지하고 있으나 여타 선진국과 중국 등 신흥국은 세계 교역 위축에 따른 수출과 투자 부진으로 성장세가 약화되는 모습"이라며 "당분간 이러한 둔화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정도는 미·중 무역협상과 그에 따른 중국 경기흐름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관련 이 총재는 "농축수산물 가격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하면서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냈다"며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한두달 정도 0% 내외에 머물다가, 연말경 반등하여 내년 이후에는 1%대로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외환시장에 대해서는 대외 리스크(위험)의 전개에 따라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수시로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이 총재는 "9월 들어서는 미·중 무역협상 진전 기대 등으로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가 일부 완화되면서 주가와 금리가 상승하고 원·달러 환율이 소폭 하락했다"며 "외국인 증권투자는 8~9월 중 주식자금을 중심으로 소폭의 순유출을 보였지만 외화자금사정은 양호한 상태를 지속했다"고 언급했다.
통화정책에 대해 이 총재는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통화신용정책을 운영하고 있다"며 "앞으로 통화신용정책은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완화기조를 유지하되, 완화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는 거시경제와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중 무역협상, 주요국의 경기와 통화정책 변화, 가계부채 증가세, 지정학적 리스크, 자본유출입 등에 유의하겠다"고 덧붙였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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