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조국 법무부장관 찬반 집회가 세대결 양상으로 흘러가면서 정치권도 일제히 집회정치에서 한 발 빼는 모양새다.
한글날인 9일 조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광화문 집회가 보수단체 주도로 열렸고, 오는 12일 서초동에선 조 장관 지지 성격의 검찰개혁 촉구 집회가 열린다.
그러나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조국 찬반 집회에 직접 연결되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
거리 정치가 세 대결로 이어지는 것에 대한 피로감이 여론전에 역풍으로 작용할 것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與, 검찰개혁특위로 속도전
민주당은 국회에서 비공개로 당내 검찰개혁특위를 열어 검경수사권 조정을 담은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법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사법개혁안 처리에 속도를 냈다.
일단 민주당은 조 장관이 전날 발표한 법무부 검찰개혁 방안의 향후 이행 과정을 점검하기 위한 당정협의 개최를 준비키로 했다.
특위 공동위원장인 박주민 의원은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힌 가운데 법무부 검찰개혁안이 더 풍부해져야 한다는 의견 속에 이를 위한 전문가 토론회도 준비하기로 했다.
아울러 패스트트랙에 올려진 사법개혁안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통과 시점이 2주 정도 남았다는 점에서 한국당 등 야당과의 대립을 사전 대비했다.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은 소관 상임위인 법사위에서 별도의 체계·자구심사 없이 바로 오는 28일 본회의에 부의한다는 것이 민주당 목표다.
그러나 한국당은 최장 90일의 법사위 체계·자구심사를 반드시 거쳐야만 한다는 입장이어서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국당, 여론전 예의주시
한국당 지도부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보수단체가 주도하는 '문재인 하야 범국민 2차 투쟁대회'에 개별 참석했다.
한국당 차원의 집회를 취소하고 보수단체가 주관하는 행사에 일반시민 자격으로 참석한 당 지도부와 의원들은 시민들과 함께 자리에 앉아 국민과의 소통에 주력했다.
지지자들과 악수하면서 조용히 집회 장소로 이동했던 황교안 대표는 참석 후 "국민들의 분노가 문재인 정권을 향하고 있다"며 "국민들의 의견을 가볍게 생각해선 결국 망국의 길로 가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저는 대한민국 국민, 시민 한 사람으로 이 자리에 왔다"며 "국민들의 뜻이 청와대에 전해지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도저히 우리 정의와 상식, 합리에 맞지 않고 있다"며 "최근 일련의 일에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이 분노의 마음이 대한민국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검찰개혁특위 활동에 대해선 "검찰개혁의 핵심은 권력으로부터 독립"이라며 "우리는 다음주부터 사개특위 법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혀 여당과의 전면전을 예고했다.
집회 현장에 참석한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광화문 광장에 나온 국민들 가슴엔 응어리가 남았는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이것을 국론분열이 아니라고 잡아떼고 있다"며 "이 정부는 검경 수사기관을 장악한 뒤 이제는 국민을 지배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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