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수은 분석기를 휴대용으로 개발해 언제 어디서든지 신속하게 수은의 존재를 쉽게 판별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분석기에 샘플을 담아 측정하는 일회용 칩을 옥수수 전분을 재료로 3D프린터로 제작할 수 있어 비용도 경제적이다. 성능 또한 세계 보건기구가 정한 수은 허용기준보다 낮은 미세한 단위까지 분석할 수 있다.
한국식품연구원은 소비안전연구단 우민아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수은에 오염된 물을 빠르고 간편하게 분석할 수 있는 바이오센서를 활용한 휴대형 고감도 수은 검출 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우민아 박사 연구팀은 전문적 수은 검출 기기와 비교해 소형으로 만들었음에도 오히려 더 미세한 단위의 분석은 물론, 분석 시간 또한 1시간 이내로 단축해 수은 분석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식품과학기술 분야 국제 학술지인 푸드 케미스트리에 게재됐으며, 이 기술과 관련해 국내 4건의 특허가 등록됐다.
현재 수은을 분석하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장비는 유도결합 플라스마 질량분석기(ICP-MS)다. 플라스마를 이용해 시료를 이온화시키고 질량 분석기로 분리하기 때문에 정밀도와 민감도가 매우 우수하다. 그러나 이 장비를 이용하려면 정확하고 숙련된 작업이 필요하며 분석 비용이 비싸다. 또한 분석 시간이 길고 휴대할 수 없어 현장용으로 적합하지 않다.
우민아 박사 연구팀은 이 연구를 통해 수은 검출용 자동화 칩을 개발하고 색을 이용해 판별할 수 있도록 사용자 편의성과 재현성이 높은 비색 바이오센서를 만들었다.
개발된 자동화 칩은 DNA 증폭반응을 위한 영역과 발색반응을 위한 영역이 각각 나뉘어 미세 채널로 연결돼 있다. 측정하고자 하는 샘플을 칩의 입구에 넣으면 증폭반응→용액이동→발색반응 등 일련의 과정이 자동으로 이뤄져 사용하기 편리하다. 샘플 주입부터 측정까지 소요시간은 총 50분 수준이다.
자동화 칩은 상용 3D 프린터를 이용해 제작한 관계로 기존의 미세 채널 칩을 제작하는 방식에 비해 경제적이다. 칩은 일회용이지만 저가의 고분자 소재로 만들었고, 이 소재는 옥수수 전분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든 소재로 미생물에 의해 100% 생분해돼 친환경적이다.
이번 연구에서 활용한 DNA 회전환증폭법은 기본적으로 DNA를 회전시켜 똑같은 염기서열을 반복적으로 대량 생산하는 장점이 있다. 특히 이 방법을 개조해 2배의 증폭이 일어나게 한 결과, 물의 수은 이온 검출한계를 세계 보건기구(WHO) 허용기준인 6.0μg/L 보다 낮은 3.3μg/L까지 확보할 수 있었다.
또한 기존 비색 바이오센서와 달리 색 정량화를 위해 분광 방식이 아닌 전통 색 측정 방식을 이용한 색 품질관리용 색차계를 활용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 장치는 휴대할 수 있는 소형으로 매우 가볍고, 무엇보다 측정 시 빛이 차단되도록 설계돼 있어 주변 환경 변화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아 결과의 재현성이 높다.
한국식품연구원 전략기술연구본부 김경탁 본부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기존의 수은 분석 장비가 갖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저렴하고 간편한 방법으로 1시간 이내에 수은을 검출할 수 있는 바이오센서를 구현하고 높은 민감도와 재현성을 보여줌으로써 유망한 현장용 검출 플랫폼임을 입증한 데 그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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