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은 회장이 불붙인 '산은·수은 통합론' 사실상 무산

국책은행 국정감사
수은 "각 기관 역량에 집중해야"
금융위원장도 '통합론' 선그어
與 "성동조선 분리매각 병행을"

한국수출입은행장 직무대행인 강승중 전무이사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불지핀 산은·한국수출입은행 통합 논란이 사실상 일단락됐다. 또 주인을 찾지 못해 4차 매각이 진행되는 성동조선에 대한 분리매각 필요성도 제기됐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회장은 산은·수은 통합론과 관련해 "정부에서 당분간 (통합에 대한)의사가 없다고 표명했다"고 밝혔다. 다만 두 은행간 통합이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은 변함이 없음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업무중복도 문제지만 각국에서는 4차산업경쟁 차원에서 성장성있는 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우리 정책금융기관은 분산돼 소액지원은 잘되지만 성장기업에 대한 거액지원 잘 되지 않고 있다"며 "그런 부분을 위해서라도 좀 집중해서 선별적으로 하는 조정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이 회장은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산은과 수은의 통합 필요성을 언급하며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통합을 정부에 건의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수은 역시 통합론에 선을 그었다. 강승중 수출입은행 전무이사(수출입은행장 직무대행)는 "(수은과 산은) 각 기관이 가진 핵심역량에 집중하는 게 좋다"며 "핵심역량에 집중해 각 기관이 역할을 하는 게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지난 2013년 정책금융기관 역할 재정립방안에 따라 수은은 대외수출능력 역할을, 산은은 대내 역할을 핵심으로 한다"고 말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이날 "(이 회장과) 통화한 적이 있다"며 통합론에 선을 그었다. 은 위원장은 이날 오전 부산 강서구에 위치한 조선기자재업체 파나시아를 방문해 정책금융기관, 부산·경남 지역 조선기자재업체 등과 현장간담회를 가진 후 기자들과 만나 "그 이야기(통합론)는 그만했으면 좋겠다"며 "이동걸 회장과 친한 사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수은 국감에서는 3차례 매각이 실패한 후 4차 매각을 진행중인 성동조선에 대한 분리매각 필요성이 제기됐다. 김정호 더불어민주당은 "수은은 구조조정 역할을 해야하는데 분리매각을 하면 지역 경제를 살리는 기회"라며 "일괄매각 외 분리매각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시아나 항공에 대한 수출입은행의 영구채 지원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은 "수은이 대우조선과 똑같은 방식으로 아시아나항공에도 영구채를 지원하면서 아시아나 회계상에는 자본 증가로 나타나고, 수은은 주식 아닌 채권으로 분류돼 건전성에 영향이 미미했다"며 "수은은 수은법에 맞게 지원해야한다.

출자전환방식이나 영구채 지원방식으로 지원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외압에 의한 대출 논란도 일었다.

유가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수은이 지난 2015년 미국 유·가스전 개발 프로젝트 참여기업인 에이티넘에너지에 2억1700만달러를 대출하고 2016년 다시 재연장한 것에 대해 당시 정부의 외압 여부가 제기되기도 했다.

[e-mail] 연지안 윤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