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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사이언스]가장 크고 빠른 3D 프린터 탄생… 제조혁신 가져오나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18 07:00

수정 2019.10.18 06:59

[파이낸셜뉴스] 미국 연구진이 개발한 혁신적인 3D 프린터가 18개월 이내에 상용화될 전망이다. 이 프린터는 견고하고 내구성이 뛰어난 부품뿐만 아니라 신축성과 탄력있는 부품을 모두 안전하게 제작할 수 있다. 또한 이 혁신적인 접속기는 액체를 순환시켜 현재 3D 프린터의 한계인 열을 제거한다는 사실이다.

이 새로운 3D 프린터를 이용해 의료기기, 자동차, 비행기, 건설 등의 부품을 인쇄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높이 3.9m(13 피트), 폭 76㎝(2.5 피트)의 프린트 틀을 갖춘 HARP는 지금까지 가장 큰 3D 프린터다. 크기가 크면 연속적인 구조 또는 많은 다른 작은 구조를 한 번에 인쇄 할 수 있다. 노스 웨스턴 대학교 제공
높이 3.9m(13 피트), 폭 76㎝(2.5 피트)의 프린트 틀을 갖춘 HARP는 지금까지 가장 큰 3D 프린터다. 크기가 크면 연속적인 구조 또는 많은 다른 작은 구조를 한 번에 인쇄 할 수 있다.
노스 웨스턴 대학교 제공
미국 일리노이주 에반스톤시에 있는 노스웨스턴 대학의 연구진은 두시간만에 성인 크기의 물체를 인쇄할 수 있을 정도로 크고 빠른 새로운 미래형 3D 플린터를 개발했다고 18일(힌국시간) 밝혔다. 이 3D 프린터는 18일 사이언스지에 실렸다.

'HARP'라고 불리는 이 기술은 커다란 주문형 제품을 3D 프린팅으로 빠르게 제조할 수 있다. 이미 시장에 출시된 일부 3D 프린터는 HARP의 초기 속도와 비슷하지만 인쇄용 틀 크기가 제한돼 있어 작은 부품만 한 번에 한 개씩 인쇄할 수 있다. 반면 시제품으로 만든 HARP 기술은 폭이 76㎝ 크기의 프린터 틀에 높이 3.9m로 1시간만에 약 0.45m를 인쇄할 수 있다. 이는 3D 인쇄 분야의 기록적인 속도다. 이것은 한 번에 큰 부품이나 여러 작은 부품을 인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제품 개발을 주도한 노스웨스턴 웨인버그 예술과학대학의 조지 B. 라트만 화학교수이자 국제 나노기술연구소 소장인 차드 A. 미르킨은 "3D 프린팅은 개념적으로 강력하지만 사실상 매우 제한돼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르킨은 "소재와 크기 제약없이 신속하게 인쇄할 수 있다면 제조에 일대 혁명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며 HARP가 그 혁명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미르킨은 HARP가 향후 18개월 내에 상용화돼 제품으로 판매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르킨의 연구실에 있는 데이비드 워커와 제임스 헤드릭은 이 논문을 공동 집필했다.

■열 문제를 해결하려면
HARP는 액체 플라스틱을 고체로 변환하는 3D 프린팅의 일종으로 특허출원중인 새로운 타입이다. HARP는 수직으로 인쇄하고, 자외선을 사용해 액상 수지를 단단한 플라스틱으로 굳게 만든다. 이 가공처리는 단단하거나, 탄성이 있거나 혹은 세라믹 같은 조각들을 인쇄할 수 있다. HARP로 만든 부품은 다른 3D 프린터가 만드는 적층구조와는 달리 기계적으로 매우 견고하다. 이것을 이용해 자동차, 비행기, 치과, 정형외과, 패션 등을 위한 부품으로 사용할 수 있다.

현재 3D 프린터의 주된 한계 요인는 열이다. 모든 수지를 기반으로 하는 3D 프린터는 빠른 속도로 가동할때 최대 180℃ 아상의 많은 열이 발생한다. 이것은 위험할 정도로 뜨거운 표면 온도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인쇄된 부품들이 깨지고 변형될 수도 있다. 프린터가 빠를수록 더 많은 열이 발생하고 3D 프린터가 크고 빠르다면 그 열기는 엄청나게 강하다.

열 문제는 대부분의 3D 프린터 회사들에게 제품을 작게 만들도록 인식돼 왔다. 데이비드 워커는 "3D 프린터가 고속으로 작동하면 수지의 합성반응으로 엄청난 열이 발생하는데 이것을 식힐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액체 테플론'이 결정적 문제 해결
노스웨스턴 대학이 개발한 이 기술은 액상 테플론처럼 들러붙지 않은 액체로 이 문제를 우회 접근했다. HARP는 창을 통해 빛을 쪼여 수직 이동판 위에 수지를 굳힌다. 액체 테플론이 창문으로 흘러나와 열을 제거한 다음 냉각 장치를 통해 순환한다. 미르킨은 "우리 기술은 다른 기술들과 마찬가지로 열이 발생하지만 이 열을 제거하는 접속기가 있다"고 말했다.

제임스 헤드릭은 "접속기도 끈적이지 않아 수지가 프린터 자체에 달라붙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하면 인쇄 통의 하단에서 인쇄된 부품을 반복적으로 잘라낼 필요가 없기때문에 프린터 속도가 100배나 빨라진다."
■더 이상의 창고는 없다
기존의 제조 방법은 번거로운 공정일 수 있다. 종종 미리 설계된 금형을 채워야 하는데 이는 비싸고 정적이며 귀중한 저장공간을 차지한다. 금형을 사용하는 제조업체는 부품을 미리 인쇄하고 자주 부품이 얼마나 필요할지 추측해 거대한 창고에 보관한다.

3D 프린팅이 시제품 제작에서 제조로 전환되고 있지만 3D 프린터의 크기와 속도는 아직 소형 소량 생산으로 제한돼 있다. HARP는 소형 부품 외에 대형 배치와 대형 부품을 처리할 수 있는 최초의 프린터다.

미르킨은 "빠르고 크게 제작할 수 있을때 제조에 대한 우리의 고정관념을 바꿀수 있다"고 말했다. "HARP만 있다면 금형도 필요없고 부품이 가득한 창고 없이도 원하는 것을 만들 수 있다. 주문형으로 상상할 수 있는 건 무엇이든 제조가 가능하다"
■나노에서 출발한 3D 프린터
세계적인 나노기술 전문가인 미르킨은 1999년 세계에서 가장 작은 프린터를 발명했다. '딥펜 나노 리소그래피'라 불리는 이 기술은 나노 크기의 특징들을 패턴화하기 위해 작은 펜을 사용한다.
그런 다음 그는 이것을 각 펜을 통해 빛을 전달하는 일련의 작은 펜으로 바꿔 빛에 민감한 물질로부터 특징을 만들어냈다. HARP에 사용된 이 특수한 눌러붙지 않는 접속기는 이 기술을 나노 스케일 3D 프린터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출발했다.


이 연구는 미국 공군 과학 연구실과 미국 에너지부, 셔먼 페어차일드 재단의 지원을 받았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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