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사우디 국영석유기업 아람코, 돌연 상장 연기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18 15:41

수정 2019.10.18 15:41


An employee rides a bicycle next to oil tanks at Saudi Aramco oil facility in Abqaiq, Saudi Arabia October 12, 2019. REUTERS/Maxim Shemetov /REUTERS/뉴스1
An employee rides a bicycle next to oil tanks at Saudi Aramco oil facility in Abqaiq, Saudi Arabia October 12, 2019. REUTERS/Maxim Shemetov /REUTERS/뉴스1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기업 아람코가 역대 최대 규모로 예상됐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갑자기 수주간 연기했다고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날 사우디 정부는 오는 20일 예정됐던 IPO와 관련된 진행 승인 발표를 연기시키면서 아람코 경영진과 상장 주간사들 모두 앞으로 나올 아람코의 3·4분기 실적을 참고해 IPO 전 평가를 다시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람코는 성명을 통해 IPO 시기는 시장 환경에 달려있다며 주주들과 계속 접촉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당초 20일 상장 후 29일부터 열리는 ‘사막의 다보스 포럼’인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에서 대대적인 홍보를 갈 계획이었으나 12월이나 내년 1월로 연기될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정부는 지난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상장 목표인 2조달러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난색을 표시하자 IPO를 연기한 바 있다.

아람코는 지난달 30일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와 가진 회의에서 칼리드 알다바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펀드 매니저들에게 기업 가치 평가 등 요구하는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으며 사우디 정부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분명히 밝히지 않아 참석자들을 짜증나게 만들었다고 저널은 보도했다. 그러면서 IPO가 계속 연기 되는 것에 아람코와 사우디 정부가 진정으로 상장을 원하는지도 시험받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또 사우디 타다울 증시에 대해 일부 외국인 투자자들이 투명성 문제와 사우디 정부의 자국 기업 주가에 대한 잦은 개입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아람코의 상장은 지난 2016년 모하메드 왕세자 주도로 시작된 사우디 경제와 사회 개혁 프로그램인 ‘비전2030’ 중 가장 핵심이다. 상장으로 조달된 자금을 늘어나고 있는 사우디의 젊은층들을 고용할 수 있는 새로운 산업에 투자한다는 계획으로 오는 25일 IPO 설명서를 공개할 예정이었다.

아람코는 사우디 타다울 증시에 지분 1~2%를 우선 상장해 200억달러를 조달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던 중 지난달 14일 석유 시설에 대한 드론과 미사일 공격으로 피해를 입으면서 사우디 전체 석유 생산량이 절반으로 감소하자 상장 연기를 검토하기도 했으나 계획대로 추진했다.
당시 공격 피해로 드러난 시설들의 취약한 보안에 일부 투자자들은 아람코의 IPO 가치를 낮춰잡았다.

저널은 주간을 맡은 은행들이 상장 가치평가 목표인 2조달러가 너무 높다며 난색을 보이면서 1조3000억~1조7000억달러가 적당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은행들은 미국 석유업체 엑손모빌의 배당 수익률을 볼 때 1조5000억달러가 적당한 수준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