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이날 터키 앙카라를 방문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을 만나 9시간 동안 회담을 가진 뒤 "터키가 5일간 휴전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펜스 부통령은 회담 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쿠르드 민병대(YPG)가 안전지대에서 철군하면 터키가 시리아 북부에서 군사작전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며 "터키 측은 YPG가 안전지대 밖으로 철수할 수 있도록 120시간 동안 군사작전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펜스 부통령은 이어 "YPG가 주축인 시리아민주군(SDF)과도 접촉 중이며 그들도 철수에 동의했다"고 강조했다. 휴전조건은 YPG가 터키가 설정한 폭 30㎞ 안전지대 밖으로 철수하는 것으로 안전지대 관리는 터키군이 맡게 된다. 마즐룸 코바니 압디 SDF 사령관도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SDF가 군사작전 중단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휴전 발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은 미국과 터키, 쿠르드에 대단한 날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굉장한 지도자이며 옳은 일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정부측의 휴전 발표에 대해 터키 정부는 즉각 성명을 내고 "휴전 아니라 일시적 작전 중단"이라고 일축했다.
또 뒤늦은 중재과정에서 미국이 터키가 원하는 것들을 모두 내줬다는 미국 현지 언론의 비판이 나오고 있다. CNN은 펜스 부통령이 터키에서 있었던 9시간 동안의 대화 끝에 미국이 터키와 맺은 합의가 결과적으론 미국의 승리가 아니라고 평가했다. CNN은 펜스 부통령이 회담 직후 기자들에게 나눠준 미국과 터키의 공동성명 유인물에서 '휴전'이라는 단어가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았으며 터키 정부의 구체적인 요구사항만이 담겼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미국 행정부 고위 관리는 "터키가 휴전이라는 단어를 불편하게 여겨서 뺐을 뿐 휴전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한편 이번 휴전 합의에 대해 미국 정치권은 긍정적이기 보다 부정적인 평을 내놨다. 야당인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번 합의 내용은 엉터리"라며 "미국의 외교정책의 신뢰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우리의 동맹과 적들에게 우리의 말을 신뢰할 수 없다는 위험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비판했다.
여당인 공화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미트 롬니 유타주 공화당 상원의원은 상원 본회의 연설에서 "이번 합의는 미국의 승리로 묘사되고 있지만 사실상 승리와는 거리가 멀다"며 "이번 휴전 합의가 미국이 쿠르드족을 버렸다는 사실을 바꾸지는 못한다. 우리는 이제 동맹을 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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